[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현재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공격형 미드필더 경쟁에서 가장 앞선 선수는 남태희다. 메이저대회와 인연이 부족했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입지를 지키기 위해선 파나마전 활약이 중요하다.

남태희는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약 1년만에 대표팀에 다시 복귀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치른 3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모두 선발 출전했다. 지난 12일 우루과이전에서는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위협적인 패스를 여러 번 보여줬다.

벤투 감독은 기술을 갖춘 테크니션을 선호한다. 9월 명단을 발표할 때도 “체격보다 중요한 건 기술”이라는 말을 했다. 벤투 감독은 전방에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지닌 선수를 원하고, 남태희는 코스타리카와의 첫 경기에서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며 득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대표팀의 전술은 4-2-3-1 포메이션으로 정해지는 모양새다.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을 맡을 때도 상용했던 전술이다. 남태희는 2선 3자리 중 가운데 자리에 최적화된 선수다. 현재 대표팀 내 경쟁에서도 가장 앞서 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을 수 있는 선수는 남태희 말고도 이재성, 김승대, 황인범, 이진현 등이 있다. 황인범과 이진현은 공격적인 역할도 할 수 있지만 벤투 감독은 이들을 3선에 배치시켜 공수 조율이나 볼 배급을 담당하게 한다. 남태희의 직접 적인 경쟁자는 이재성과 김승대, 그리고 부상으로 소집 되지 않은 구자철 정도다. 최대 경쟁자인 이재성은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났다. 김승대는 대체 발탁된 선수라는 점에서 경쟁에서 조금 뒤쳐져있다고 볼 수 있다.

남태희는 2011년 19세의 어린 나이로 A매치에 데뷔했다. 어릴 때부터 탁월한 기술을 가진 선수로 인정 받았지만 대표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월드컵, 아시안컵, 동아시안컵 등 국제대회 출전 경험도 대표팀 경력에 비해 초라하다. 그가 출전한 메이저대회는 2015년에 열린 아시안컵이 유일하다.

현재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남태희가 내년 아시안컵까지 입지를 지키려면 16일 있을 파나마전 활약이 중요하다. 파나마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상대한 팀들 중 가장 수비적인 팀이다. 기본 전술 자체가 밀집수비 형태로 지키다가 기회를 봐서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다.

수비적으로 나서는 파나마의 전술은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만날 대부분 상대팀들과 유사하다. 일본과 호주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을 상대로 맞불을 놓을만한 팀은 없다. 남태희가 파나마를 상대로 장점을 보여준다면 아시안컵까지 순항할 수 있다.

남태희의 장점은 드리블이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도 드리블로 득점을 만들었다. 우루과이를 상대로는 크로스와 패스 능력도 보여줬다. 전반 초반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 것도, 쇄도하는 황의조를 향해 패스를 찔러준 것도 남태희였다. 후반에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얻을 때도 시작은 남태희의 패스였다.

파나마가 일본에서 0-3으로 대패했다고는 하지만 한국과 경기할 때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일본전과 달리 시차적응을 마친 상태에서 한국을 상대하게 된다. 남태희가 파나마를 상대로 우루과이전에서 보여준 날카로운 패스에 장기인 드리블까지 자랑한다면 벤투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자신 있는 드리블 돌파를 보여주고 싶다”던 그의 바람을 이룰 기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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