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세계에서 가장 수비를 잘 하는 나라로 인정받아 온 이탈리아지만, 올해 모습은 철벽 방어와 거리가 멀다. 이탈리아는 8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했다. 59년 만에 최악의 흐름이다.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제노바에 위치한 루이지 페라리스에서 친선경기를 가진 이탈리아와 우크라이나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탈리아는 주전 공격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 때문에 전문 스트라이커 없이 로렌초 인시녜,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등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좋지 않은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베르나르데스키가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루슬란 말리노프스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패배했다. 이탈리아세리에A의 전설이었던 안드리 솁첸코 우크라이나 감독은 모처럼 이탈리아 땅을 찾아 자존심을 지켰다.
이탈리아는 올해 치른 모든 A매치에서 실점했다. 올해 3월 치른 아르헨티나전에서 0-2로 패배한 걸 시작으로 잉글랜드,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에 이어 우크라이나에도 골을 내줬다. 올해 A매치 성적은 1승 4무 3패다. 7득점 11실점 역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8경기 연속 실점은 1958년부터 1959년 사이에 기록한 뒤 한 번도 없었다. 이탈리아는 이 연속 시점 기록이 시작되기 전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탈락이 확정된 상태였다. 강한 상대들을 만나는 월드컵 본선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다른 팀보다 일찍 ‘러시아 이후’를 준비한 이탈리아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 딱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선수보다 전술의 영향이 크다. 이탈리아는 다른 포지션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중앙 수비는 조르조 키엘리니, 레오나르도 보누치를 중심으로 기존 선수들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적인 경기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실점이 늘어났다.
선수 실험이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희망적이다. 이탈리아는 최근 국가대표 경력이 없거나 부족한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 지난 5경기 동안 데뷔한 선수가 마티아 칼다라, 마누엘 라차리, 다니엘레 바셀리, 롤란도 만드라고라, 마테오 폴리타노, 에메르손 팔미에리, 크리스티아노 비라기, 도메니코 베라르디 등 8명이었다. 우크라이나전을 통해 크리스티아노 피치니, 니콜로 바렐라도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 대표 중 데뷔전 기회를 노리는 선수가 4명 더 남아 있다.
이탈리아는 15일 폴란드와 ‘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리그A 3그룹 경기를 치른다. 이탈리아는 3그룹에서 1무 1패로 열세에 몰려 있는 상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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