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 축구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합류한 세리에A, 이승우가 현재 소속된 세리에B 등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2018/2019시즌의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AC밀란이 지난 시즌보다 확실히 강해진 건 곤살로 이과인의 결정력뿐이다. 여기 맞춰 발생한 변화는 수소가 좀 더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밀란은 7일(한국시간) 8라운드 홈 경기에서 키에보베로나를 3-1로 꺾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밀란은 3승 3무 1패로 10위에 올라 있다. 승점 감점 징계를 받은 채 시즌을 시작한 키에보는 -1점으로 최하위다.

밀란은 개막 이후 고전하다 10월 들어 혼란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강호 AS로마를 꺾은 경기가 있긴 했지만 초반 5경기(UEFA 유로파리그 포함) 1승 3무 1패에 그쳤다. 반면 10월 열린 세 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세리에A에서 사수올로와 키에보를 꺾었고, 유로파리그에서도 올림피아코스를 상대로 승리했다. 세 경기 모두 실점하며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했지만 3경기 10득점을 올리며 확실히 나아진 공격력을 보여줬다.

키에보전 주인공은 이과인이었다. 이과인은 2골을 기록했다. 전반 27분, 키에보 수비가 크로스를 멀리 걷어내지 못했다. 골대 근처에 떨어지는 공을 수소가 문전으로 연결했고, 재빨리 쇄도한 이과인이 수비수보다 먼저 공을 따내며 논스톱 슛에 성공했다.

전반 34분에는 순간적으로 압박에서 벗어난 수소가 수비진 사이에 절묘하게 스며들어 있는 이과인에게 스루 패스를 했다. 이과인이 공을 받으며 부드럽게 몸을 돌렸고, 구석을 찌르는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키에보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은 수소와 이과인의 플레이였다.

이과인은 지난 시즌 주전 공격수였던 니콜라 칼리니치와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나아진 공격력을 밀란에 제공한다. 부상으로 약 열흘간 결장한 뒤 전력에 복귀해 2경기 연속골(3골)을 올리는 중이다. 이번 시즌 밀란 소속 공식 경기에서 7경기 6골 1도움을 기록하며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과인에게 두 골을 모두 만들어 준 선수가 수소였다. 수소는 후반 11분 자코모 보나벤투라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했다. 보나벤투라의 중거리 슛이 수비수의 몸을 스치며 들어갔기 때문에 수소가 딱히 큰 기여를 한 건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도움 해트트릭’이다.

수소는 이번 시즌 2골 6도움을 기록했다. 골과 도움이 비슷했던 과거에 비하면 도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확실한 공격수가 전방에 존재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 큰 비중을 두고 뛴다. 필요할 때는 득점에도 욕심을 낸다. 사수올로를 상대로 치른 7라운드는 전문 골잡이가 전원 부상으로 빠져 ‘가짜 9번’을 가동해야 했다. 이날 수소가 2골을 넣으며 4-1 승리를 책임졌다.

수소는 지난 2016/2017시즌 7골 9도움, 2017/2018시즌 6골 7도움을 기록했다. 수소의 도움 기록은 이미 한 시즌 분량에 거의 도달했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1.14개나 된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확실히 파괴력이 상승했다.

경기 후 이과인은 “다른 팀 소속일 때부터 수소의 경기를 보며 그 능력에 감탄해 왔다. 오늘 수소의 두 번째 어시스트는 환상적이었다. 내 골은 동료들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수소와 이과인의 상부상조가 확실하다. 이과인이 현재까지 홈 구장 산 시로에서 넣은 모든 골을 수소가 어시스트했다.

한편 원정팀 키에보의 노장 공격수 세르지오 펠리시에르도 값진 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내내 교체 자원으로 뛰었으나 단 1득점에 불과했던 펠리시에르는 이번 시즌 비교적 이른 선발 출장, 이른 골을 기록했다. 펠리시에르는 39세다. 이동국(전북현대)보다 생일이 17일 더 빠르다. 지난 2000년 키에보로 이적한 펠리시에르는 무려 18시즌 동안(임대 1시즌 제외) 키에보에서 활약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선수가 됐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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