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류청 기자= “(경기를 잘했지만) 결과는 비겼다. 역사에는 스코어만 남는다. 경기 내용이 남지 않는다.”

 

울산현대는 7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와 한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32라운드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경기를 잘하고 비겼지만 패배한 듯한 기분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와야 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전북이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우승을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전북 팬들도 경기장에 남아 우승 분위기를 즐겼다.

 

“견제할 팀이 왜 없나? 여기(울산) 있잖아. 선수 11명 다 바꿔서 경기해볼까(웃음)” (최강희 전북 감독,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는 상징적이다. 단순히 전북이 지닌 강함을 보여줘서가 아니다. 올 시즌 유일하게 전북을 견제할 수 있다고 평가 받았던 울산은 홈에서 전북에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전북이 강한 것도 있지만 울산이 스스로 무너진 부분도 크다. 울산은 이날도 경기를 다 잡아놓고 단 몇 분을 버티지 못했다. 울산이 올 시즌 내내 보여줬던 아쉬움이 다시 한 번 나왔다.

 

과정은 복잡해도 결과는 단순한 게 축구다. 승점을 얻은 팀이 더 위로 올라간다. 전북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승점을 챙겼고, 울산은 다 이긴 경기를 내주며 승점을 잃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올 시즌에는 무승부가 적었다. 비기거나 질 수 있었던 경기를 뒤집어서 승점을 쌓았기에 조기 우승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가장 큰 타격은 시즌 개막과 함께 당한 4연패였다. 초반에 승점을 너무 많이 잃었다. 중반에는 10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기도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승점을 조금씩 흘렸다. 경남과 한 23라운드 경기에서도 3-1로 이기다가 3-3 무승부를 거뒀고, 27라운드에는 최하위 인천유나이티드에 졌다. 29라운드에도 11위 전남에 졌고, 31라운드에는 수원삼성에 2-0으로 이기다가 2-2로 비겼다. 이번 32라운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집중력이 떨어졌다”라고 말하기에는 놓친 경기 숫자가 너무 많다. 축구에 가정은 필요 없지만, 저 경기 중에 1경기만 잡았다면 울산은 벌써 2위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저 경기 중에 75%만 잡았더라면 전북이 이렇게 빨리 조기 우승을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울산은 이 부분을 크게 받아들여야 한다.

“(경기를 잘했지만) 결과는 비겼다. 역사에는 스코어만 남는다. 경기 내용이 남지 않는다.” (이근호)

 

경기력이 나아지면 이길 확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경기력이 나아진 것 자체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극명한 분위기 차이를 보인 울산과 전북이 이를 잘 보여준다. 울산은 홈에서 비기고도 고개를 숙였고, 전북은 승점 1점으로 우승을 완성하는 점을 찍었다. 두 팀 승점 차이는 21점에 달한다.

 

울산은 전북이 지닌 강점을 배워야 한다.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 부분을 가다듬어야 2위를 탈환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 겨울 전지훈련에서도 약점을 보완해야 다음 시즌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올 시즌 울산은 지닌 것에 비해 너무나 적은 것을 얻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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