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전북현대의 조기 우승은 매우 유력해졌고, 얼마나 일찍 우승할지가 K리그의 화두로 떠올랐다. 어쩌면 그건 오늘(7일)일수도 있다. K리그와 해외를 통틀어 역대 가장 일찍 우승한 압도적인 팀들의 사례를 복습해 보자. 조기우승이 '싱거운 해'가 아니라 '압도적인 팀이 탄생한 해'로 기억될 수 있도록.

여기서는 유럽 변방 리그의 조기 우승 사례를 살펴본다. 유럽 축구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우승팀 중 하나는 2016/2017시즌의 셀틱이었다.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브랜든 로저스 감독도 그 시즌만큼은 명장이었다.

당시 셀틱은 34승 4무의 엄청난 성적으로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스코틀랜드프리미어리그(SPL)가 38경기 체제로 정비된 뒤 첫 무패 우승이었다. SPL은 K리그처럼 스플릿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막판 5경기는 상위권 팀끼리만 경기한다. 그만큼 무패 기록을 세우기 어려운 리그지만, 로저스 감독은 스플릿 시스템에 돌입하기도 전에 우승을 확정해 버렸다.

당시 셀틱은 30라운드에서 승리하며 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우승했다. 그때까지 28승 2무를 기록 중이었다. 또한 FA컵과 리그컵까지 우승하며 ‘국내 3관왕’을 달성, 명실상부 스코틀랜드 축구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챔피언이 됐다. 또한 2015/2016시즌 막판부터 세 시즌에 걸쳐 스코틀랜드 공식경기 무패 기록을 세웠다. 컵 대회를 포함해 무려 69경기 연속으로 지지 않았는데, 이는 영국의 네 개 축구협회를 통틀어 최장 기록이다.

셀틱은 당연하다는 듯 2017/2018시즌 역시 우승했지만 성적은 24승 10무 4패로 곤두박질쳤다. 이어 2018/2019시즌 7라운드 현재, 놀랍게도 4승 1무 2패로 5위까지 떨어져 있다. 로저스 감독의 스코틀랜드 정복기가 너무 빠르게 끝나가고 있다.

북유럽에서 대표적인 조기 우승 사례는 2010/2011 덴마크수페르리가 우승팀 코펜하겐이 있다. 원래 최강인 코펜하겐은 당시 리그 종료를 7경기나 남겨놓고 일찍 우승했다. 정규리그가 겨우 33경기로 편성되기 때문에 더욱 압도적인 기록이다. 다만 코펜하겐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나머지 팀 중 경쟁자가 너무 빈약했던 덕분에 세운 기록이었다. 코펜하겐은 25승 6무 2패로 평범한 우승팀의 성적을 거뒀지만 2위 OB가 16승 7무 10패에 그치는 등 2위부터 바로 중위권이 시작되는 듯한 구도였다. 이 점은 경쟁자들의 몰락 덕분에 독주가 더 쉬웠던 전북과 비슷하다.

동유럽에서는 2007/2008 크로아티아1부리그의 디나모자그레브가 인상적인 사례를 남겼다. 디나모는 코펜하겐과 비슷하게 2위권 팀들의 몰락 덕분에 일찍 우승을 확정했다. 디나모의 초종 성적은 26승 4무 3패였고, 2위 블라벤벨루포는 16승 6무 11패에 그쳤다.

당시 디나모 멤버를 보면 크로아티아 ‘역대급’이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루카 모드리치, 마리오 만주키치가 소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모드리치는 바로 이어진 ‘유로 2008’에서 맹활약했고, 이를 바탕으로 토트넘홋스퍼에 이적하며 지금의 세계 최고 미드필더로 성장하는 전기를 맞게 된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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