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더 많은 수를 가지고 있던 울산현대는 경기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사리치는 수원삼성을 위기에서 구했다.

수원은 2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1라운드 울산과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울산의 한승규와 수원의 사리치가 2골씩을 책임지며 소속팀에 승점을 선물했다.

시즌 초 4연패 이후 연패 없이 순항 중인 울산은 좋은 모습을 보이던 선수들을 모두 선발 투입했다. 주니오를 축으로 한승규, 이근호, 김태환이 공격을 책임졌고, 박용우와 믹스가 허리를 받쳤다. 수원은 직전 경기와 비교해 변화가 컸다. 염기훈이 선발로 투입됐고 유주안, 김종우, 장호익 등도 선발 기회를 잡았다.

수원은 울산과 다르게 깊은 부진에 빠져있었다. 최근 5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는 빈약한 공격력으로 좀처럼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병근 감독 대행은 왼쪽에 투입한 염기훈, 홍철에게 기대를 걸었다. 호흡을 오래 맞춰온 염기훈과 홍철이 측면을 흔들고, 활동량이 좋은 유주안이 득점하는 그림을 그렸다.

수원의 경기력은 이전 경기들에 비해 훨씬 나아진 모습이었다. 패스 능력이 있는 사리치, 김종우, 이종성이 중원에 서자 공이 돌기 시작했다. 풀백을 높게 올리고 좌우를 넓게 활용하는 모습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초반에 잠잠하던 울산은 한승규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6분, 수비진영에서 공을 잡은 김창수가 전방으로 공을 길게 연결했다. 경합 과정 중 흘러나온 공이 김태환 앞에 떨어졌고, 김태환은 뒤에서 들어오는 한승규에게 공을 내줬다. 한승규는 먼거리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신화용을 주저 앉힐 정도로 코스가 워낙 좋은 슈팅이었다.

실점 이후 수원은 더 공격적으로 올라섰다. 라인을 높이 올리고 왼쪽에 홍철, 오른쪽의 한의권이 울산 수비를 흔들었다. 유주안도 중앙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몸싸움을 하며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그러나 수원의 공격은 늘 마지막 순간에 수비에 걸리거나 슈팅이 밖으로 나갔다. 패스를 주고 받으며 만든 김종우와 한의권의 슈팅이 모두 골대를 벗어났다.

울산은 여유가 있었다. 수원의 실수가 나올 때마다 잘 짜여진 플레이로 역습을 전개했다. 넓게 벌어진 수원의 수비 간격을 한승규가 헤집고 다녔고, 측면에서는 이근호와 이명재의 호흡이 빛났다. 이근호가 경합을 하면 이명재가 달려와 세컨드볼을 잡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수원을 위협했다.

두 팀의 가장 큰 차이는 슈팅의 정확성이었다. 양팀은 전반 45분동안 슈팅 5개씩을 주고 받았다. 울산의 슈팅은 모두 유효슈팅으로 기록된 반면, 수원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런 양상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연습했던 장면들이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던 김도훈 감독의 경기 전 말처럼 울산은 약속된 플레이로 공격작업을 이어나갔다. 후반 4분, 이근호가 올린 크로스를 주니오가 뒤로 흘리고 한승규가 슈팅으로 연결했다. 같은 장면은 4분 뒤에도 만들어졌다. 이번에는 김태환이 크로스를 올렸고, 주니오가 뒤로 흘린 공을 한승규가 잡아 장호익을 앞에 두고 골로 연결했다. 이번에도 신화용은 전혀 손을 쓸 수 없었다. 후반 14분에는 주니오가 믹스와 공을 주고 받다가 슈팅을 때려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득점이 취소됐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울산은 김인성과 박주호를 투입했다. 선발로 나섰던 선수들과 비교해도 실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선수들이 투입됐다. 수원은 데얀과 임상협을 투입했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공격을 급했고, 정확도는 떨어졌다.

무득점 경기가 이어질 것 같던 순간 사리치가 빛났다. 늘 경기 막판이 되면 활동량이 더 많아지는 모습을 보였던 사리치가 수원을 구했다. 후반 36분, 염기훈이 올린 크로스를 믹스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믹스가 걷어낸 공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리치 쪽으로 향했고, 사리치는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추가시간 수원은 또 한 번의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홍철이 코너킥을 준비했다. 홍철이 올린 크로스는 노마크 상태에 있던 사리치를 향했고, 사리치는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어내며 포효했다.

사리치는 패배 위기의 수원을 구하며 2위 도약을 노리던 울산의 발목을 잡았다. 지독한 무득점 사슬을 끊은 수원은 부담을 덜고 일본 원정을 떠날 수 있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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