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8/2019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는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현재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잉글랜드에서 지난 3년 동안 고생만 했던 선수가 보여주는 깜짝 반전이다.

미트로비치는 에덴 아자르(첼시)와 함께 최다득점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아래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 로멜로 루카쿠(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더 익숙한 공격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미트로비치는 잉글랜드에서 4시즌 째 뛰고 있기 때문에 생소한 이름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랜 부진을 털어냈다는 점이 놀랍다. 미트로비치는 벨기에 명문 안덜레흐트에서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 2015년 뉴캐슬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도전을 시작했다. 첫 시즌 기록은 EPL 9골로 준수했다. 그러나 뉴캐슬의 강등으로 참가하게 된 챔피언십(2부)에서 2016/2017시즌 단 4골에 그쳤다.

미트로비치의 반전은 지난 2월 이미 시작됐다. 당시 챔피언십 구단이었던 풀럼으로 임대돼 반 시즌 만에 12골을 몰아쳤다. 2부 리그에서의 득점 행진이었기에 EPL에서도 통할 거라 장담할 수는 없었지만 풀럼은 미트로비치를 신뢰하기로 했다. 이번 시즌 승격을 맞아 수비, 미드필드, 측면 공격을 두루 보강하는 가운데 최전방은 여전히 미트로비치에게 맡겼다. 미트로비치의 완전 영입에 2,200만 파운드(약 219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트로비치는 믿음에 보답하는 중이다. 미트로비치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풀럼 소속으로 17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1, 2, 3, 4부 리그를 통틀어 같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가 미트로비치다.

첼시가 미트로비치를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대표 출신 제이미 레드납은 ‘데일리 메일’에 기고한 칼럼에서 ‘미트로비치는 황소처럼 강인하다. 디디에 드로그바와 디에구 코스타의 후계자가 되기에 적합한 선수’라며 첼시 이적을 추천했다.

미트로비치는 고전적인 공격수다. 187cm 키와 탄탄한 체격을 지녔고, 몸싸움을 즐긴다.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글렌 머레이(브라이턴)와 마찬가지로 ‘하위권 팀의 구식 공격수’가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좋은 예다. 또한 드로그바, 코스타처럼 투지 넘치는 공격수가 좋은 활약을 했던 첼시의 전례를 이어갈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잉글랜드 대표 출신 필립 네빌 역시 BBC 방송에 출연해 미트로비치를 코스타와 비교하며 “코스타처럼 위험하고, 수비수 입장에서 끔찍한 기분이 들게 만들고, 수비수를 괴롭히는 스타일의 공격수다”라고 말했다.

미트로비치의 맹활약은 뉴캐슬의 부진과 맞물려 더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캐슬이 6경기 8득점에 불과한 득점력에 발목 잡혀 리그 18위로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미트로비치는 앞선 인터뷰에서 뉴캐슬을 떠난 이유에 대해 “베니테스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썼다. 수비 대형에 가담하라고 내게 요구했다. 그러나 나는 90kg이다. 수비로 너무 내려가면, 나중에 문전에서 골을 넣을 힘이 남지 않는다”며 플레이스타일이 자신과 맞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베니테스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트로비치를 왜 지키지 않았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을 방어해야 했다.

뉴캐슬과 달리 풀럼은 공격력을 발휘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미트로비치의 설명이다. 마침 풀럼 감독은 미트로비치와 마찬가지로 세르비아 출신인 슬라비아 요카노비치다. 미트로비치는 “요카노비치 감독이 나를 영입하기 위해 애썼기 때문에 거기 보답하려 한다. 그를 위해 언제나 100%로 노력한다”고 말했다.

요카노비치 감독은 앞서 왓퍼드를 지휘하던 시절에도 덩치가 큰 트로이 디니를 잘 활용한 경험이 있다. 요카노비치는 두 공격수를 비교하며 “디니와 미트로비치 모두 구식이라고 불릴지 모르지만, 어쩌면 나 역시 구식 감독이다. 나는 그런 선수들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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