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스페인라리가는 해외 팬들을 위한 원정 경기 추진, 킥오프 시간 조정 등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높다. 히바우두, 미첼 살가도 등 라리가의 전설적인 선수들까지 가세해 리그의 방향성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라리가 정규 경기를 미국에서 개최한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나온 뒤 논란에 불이 붙었다. 지로나 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지로나와 바르셀로나의 후반기 대결을 미국 마이애미에서 내년 1월 치르겠다는 계획이었다. 라리가 사무국은 미국까지 가서 경기를 보고 싶은 팬들을 비롯해 입장 수익을 갖지 못하게 된 지로나 측 등 관련 단체들에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으로 이 조치가 옳은 것인지 따지려는 문제제기가 커졌다.

최근에는 원정 정규 리그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크다. 스페인선수노동조합(AFE)은 라리가의 계획에 반대 성명을 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측에서도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반대 목소리를 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마드리드 회장 등 다른 구단에서도 라리가의 시도를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어 세계 시청자들을 위한 킥오프 시간 조정 역시 도마에 올랐다. 발단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열린 레반테와 세비야의 경기였다. 이 경기는 한국시간 오후 7시에 킥오프됐다. 동아시아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환상적인 시간이었다. 그러나 현지 시간으로는 정오에 해당했다.

중계 화면에는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경기를 보느라 고생하는 관중들의 모습이 잡혔다. 이 이미지가 널리 퍼지면서 라리가 킥오프 시간을 해외 시청자들에게 맞추는 게 옳은 일인지 논쟁이 붙었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반대 의견을 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라리가가 계속 킥오프 시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지금은 라리가가 결정하게 되어 있는 킥오프 시간을 2019/2020년부터는 다시 축구협회가 결정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30도가 넘는 환경에서는 선수들도, 관중들도 축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나느 것이다.

이에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루비알레스 회장은 선동하지 말기 바란다. 오늘 아라곤 GP(레이싱 경기장)는 32도가 넘는데 114,000명이 불평 없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며 이 정도 날씨는 경기 관람에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스페인축구협회가 주관하는 유소년 대회가 지난 8월 36도 날씨에서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격했다.

히바우두는 현지 팬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뜻을 함께 했다. 데포르티보라코루냐, 바르셀로나에서 전설적 활약을 남긴 히바우두는 ‘디아리오 A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정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다. 스페인에서는 너무 더워 팬들이 고통받고, 선수들도 고통 받을 때가 있다. 이들이야말로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레알마드리드의 전설인 미첼 살가도는 전세계 시청자들 역시 엄연한 라리가의 팬이며 경기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했다. 살가도는 같은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팬들은 자기 팀이 해외에서 경기하는 걸 원치 않는다. 그러나 팬들은 전세계에 걸쳐 존재한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매번 찾아서 응원하는 행운을 갖지 못했을 뿐, 그들 역시 열정적인 팬이다. 그들에게도 생방송을 볼 권리가 있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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