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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1st] 서울의 현실, 더 이상 두려움 주지 못하는 팀
류청 | 승인 2018.09.27 11:14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변화는 마음 속에서 시작된다.

 

FC서울은 조금씩 위상을 잃기 시작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상대 선수들 표정과 말에서 그 변화가 조금씩 감지됐다. 올 시즌 초반에는 이근호가 “서울엔 자신 있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허언이 아니었다. 서울이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30라운드 현재 9위인 이유가 여기 있다.

 

2000년대 후반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원정 오는 팀은 차이는 있지만 압박감을 느꼈다. 상대적으로 많은 관중 앞에서 전력이 강한 서울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비기기만 해도 다행’이라는 마음을 품고 올 가능성이 컸다는 이야기다. 서울은 2010년, 2012년, 2016년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꾸준히 선전했었다.

 

서울은 2016년 우승을 차지하고도 리빌딩 과제를 안았다. 황선홍 전 감독이 수많은 비난 속에서도 변화를 추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리빌딩은 성공하지 못했다. 황 전 감독은 자신이 포항스틸러스에서 성공했던 방식대로 팀을 바꾸기 시작했고, 기존에 서울에 있던 선수들은 이를 달갑지 않게 여겼다. 구단은 답을 제시하지도 못했고 양 측을 하나로 만들지도 못했다.

 

2017시즌 서울이 5위를 차지한 것은 급격한 내리막의 전조였다. 황 전 감독은 2018시즌을 앞두고 데얀과 오스마르 그리고 윤일록 등 주축 선수를 내보내고 에반드로, 안데르손, 정현철, 김성준 등을 영입했다. “빠른 축구로 상대 수비를 어렵게 만들겠다”라고 말했었다. 현재, 이 변화는 실패에 머무르고 있다. 나간 선수와 들어온 선수 간의 무게감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구단은 시즌이 시작한 뒤 윤석영, 마티치를 영입했으나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시즌 중 황 전 감독이 자진사임하고 이을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뾰족한 수는 없었다. 구단은 ACL티켓 획득이라는 목표를 팬들에게 언급하고도 감독대행에게 반 시즌 이상을 맡기는 안일한 결정까지 내렸다.

 

중반기에 3연승을 하며 반등 기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서울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7경기 연속 무승에 빠졌다. 중요할 때 이기지 못하는 팀은 강팀이라 불릴 수 없다. 이 감독대행은 “내 잘못이 가장 크다. 선수들도 안일하게 준비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서울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오랫동안 서울 유니폼을 입은 이 감독대행과 베테랑 선수들은 이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하대성은 25일 훈련이 끝난 뒤 선수단을 독려하며 “예전에는 다른 팀들이 서울에 올 때 겁을 먹고 왔었다. 이제는 여기 와서 우리를 꼭 잡고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주장 고요한도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6년에 서울에서 데뷔해 계속 뛰고 있는 고요한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팀으로 봤을 때 좀 많이 부족한 게 보였다. 영상으로 봤을 때 공격수가 공격 끝나고 수비에 제대로 가담하지 못했고, 수비수들도 공격수들이 올라갔을 때 같이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중요할 때 팀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서울은 더 이상 누구에게도 두려움을 주지 못하는 팀이 됐다. 원정이 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올 시즌 홈에서 5승 4무 6패, 승률 46.7%다. 최하위 인천과 같은 승률이다. 10골 이상 넣은 선수도 없다. 사상 최초로 하위스플릿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이 처한 현실은 이렇다. 어느 한 사람이 한 순간 잘못해서 얻은 결과가 아니다.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고,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여기에 다다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류청  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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