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스페인라리가의 ‘절대 양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이하 레알)가 동시에 패배한 건 44개월 만이다.

27일(한국시간) ‘2018/2019 스페인라리가’ 6라운드 중 4경기가 진행됐다. 레가녜스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드 부타르케에서 레가녜스가 바르셀로나에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잠시 후 세비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세비야가 레알을 3-0으로 대파했다.

두 팀이 같은 라운드에 패배한 건 2015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레알소시에다드 원정에서 0-1로 패배했고, 레알은 발렌시아 원정에서 1-2로 패배했다. 둘 다 라리가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에 속했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이번 패배는 라리가 최약체 중 한 팀이자, 앞선 5경기에서 1무 4패에 그쳤던 레가녜스를 상대했기에 더 뜻밖이었다.

 

약체 상대로 두 경기 연속 부진, 흔들리는 바르사

바르셀로나는 두 경기 연속으로 약체를 잡아내지 못했다. 지난 24일 이웃 구단 지로나와 2-2 무승부에 그쳤다. 두 경기 연속 2실점을 하면서 공수 양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바르셀로나는 레가녜스전에서 공 점유율이 77.6%나 됐지만, 슈팅 횟수는 오히려 하나 뒤쳐진 9회에 불과했다. 그중 절반가량을 메시(슛 2회, 슛으로 연결된 패스 2회)가 만들어냈다. 메시는 전반 12분 필리페 쿠티뉴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전반 18분 골대도 한 번 맞혔다. 그러나 그뿐,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상대 수비를 제대로 허물지 못했다.

주전급 레프트백이 조르디 알바 한 명에 불과한 바르셀로나는 이날 체력 안배 차원에서 노장 센터백 토마스 페러말런을 왼쪽에 기용했다. 왼발잡이고, 한때는 공격력을 겸비한 선수였지만 이날의 왼쪽 기용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여기에 라이트백 세르지 로베르토까지 수비가 불안했다. 센터백 제라르 피케는 실점으로 이어진 실수를 하며 골을 헌납했다.

 

‘대반전’ 실바의 연속골에 무너진 레알

레알이 바르셀로나를 제외한 팀에 3실점 이상 내준 건 지난 2015년 11월 세비야 원정 이후 처음이다. 레알이 라리가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경기는 단연 바르셀로나 원정이고, 그 다음이 세비야 원정이라고 할 수 있다.

레알의 경기 내용은 바르셀로나와 달리 그리 부진하지 않았다. 세비야를 상대로 슈팅 시도에서 21회 대 16회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 초반이 문제였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3-5-2 포메이션으로 나온 세비야의 빠른 경기 운영에 휘둘렸고, 연속으로 슛을 내줬다. 전반 17분과 전반 21분에 안드레 실바가 두 골을 몰아치며 세비야 쪽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전반 39분 위삼 벤예데르가 골을 추가했다.

베일은 팀을 떠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대신 레알을 이끌어 왔다. 이날도 호날두의 뒤를 이어 ‘난사’를 한 베일은 혼자 슈팅을 8회 시도했다. 그중 두 개는 유효슛이었고, 하나는 골대에 맞았다. 그러나 아깝게 득점에 실패하면서 베일은 레알의 반격을 촉발시키는데 실패했다. 후반 14분 카림 벤제마 대신 일찌감치 교체 투입된 마리아노 디아스는 활기찬 모습을 보이며 짧은 시간 동안 슛을 5회나 날렸으나 역시 골이 없었다.

레알을 무너뜨린 실바는 현재까지 6골을 넣으며 라리가 득점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AC밀란 소속으로 이탈리아세리에A 2골에 그쳤던 실바가 보여주는 대반전이다.

 

‘초강팀’ 없는 라리가의 생소한 모습

스페인라리가는 6라운드 만에 흥미진진한 양상으로 들어섰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모두 4승 1무 1패를 거두며 단 6경기 만에 승점을 5점이나 잃어버렸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리버풀), 이탈리아세리에A(유벤투스)에는 6경기 동안 전승을 거둔 팀이 하나씩 존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라리가는 지난 10년 동안 레알 또는 바르셀로나가 시즌 초반부터 독주하는 것이 당연한 듯 여겨지는 리그였다. 이번 시즌은 레알의 감독 교체와 호날두의 이탈, 바르셀로나의 소극적인 전력 보강이 겹치면서 두 팀 모두 초반부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여전히 우승후보는 레알과 바르셀로나지만, 언제든 두 팀이 일격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은 예전과 다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