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적시장에 소극적이었던 이유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세금 폭탄을 맞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세 정책 때문이다.
맨유는 최근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재정 보고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기간 동안 맨유가 낸 세금은 6340만 파운드(약 928억 원)이다. 전년 동기 세금 지출은 1730만 파운드(약 253억 원)다. 약 3.6배 올랐다.
물론 맨유의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은 아니다. 수입은 모든 면에서 상승했다. 스폰서 등 상업 이익은 0.2%, 중계권 수익은 5.2%, 경기 입장료 등 수익은 1.6%, 기타 구단 운영 수익은 45.4% 등 상승했다.
하지만 세금 지출 부분에서 출혈이 컸던 탓에 순수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냈다. 기간 내 수익은 전년 동기 8080만 파운드(약 1183억 원)에서 4410만 파운드(약 646억 원)으로 감소했다. 맨유는 조세정책 변화로 인한 단기적인 현상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시켰다. 얼핏 보면 세금이 인하된 것 같지만 이 과정에서 연동된 이연법인세로 인해 맨유는 직격탄을 맞았다. 영국의 축구 클럽이지만 뉴욕증시에 상장해 있고, 소유권 역시 미국인인 글래이저 가문에게 있다.
맨유의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은 실적 발표 후 “구단의 모든 이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열성적이 팬들과 구단의 유구한 역사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며 “유소년 선수를 육성하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조화시켜 팀의 철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실제로 맨유는 새로운 조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회계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구단의 설명이다. 전문가들 역시 큰 우려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편, 대다수 팬들은 맨유의 재정 발표 후 지난 여름 이적시장의 부진한 선수 영입 등에 대한 인과관계를 다소 이해한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맨유가 외적 요인으로 인해 재정적 영향을 크게 입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탈퇴 결정 이후 ‘브렉시트 쇼크’로 일시적으로 부채가 증가한 바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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