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는 패배 위기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승리는 14경기째 제주를 외면했고, 무승부를 거두는 것이 한계였다.

23일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9라운드를 가진 제주가 강원FC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제주는 14경기 무승 가운데서도 그나마 성적이 나아져 왔다. 최근 6경기에서 5무 1패다. 무승이긴 하지만 패배보다 무승부의 비중이 높아 승점을 조금씩 따냈고, 최악의 성적은 아니었다. 앞선 8경기에서 3무 5패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한결 나아진 성적이다. 그러나 매번 승리에 단 한 골이 부족했다.

전술을 또 바꿨다. 4-4-2 포메이션을 도입했으나 무승부 행진으로 ‘희망 고문’을 당한 끝에 지난 15일 28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 0-4로 대패했다. 강원과의 홈 경기는 다시 3-4-3에 가까운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임했다. 오반석이 알와슬로 이적한 뒤 중앙 수비에 조용형, 알렉스, 권한진을 투입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권순형, 이동희를 배치하고 그 앞에 공격진 세 명이 섰다.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 돌파하는 건 김호남, 제공권으로 롱 패스를 받아내는 건 이광선, 득점은 찌아구가 담당했다.

수비 숫자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제주 수비는 전혀 견고하지 못했다. 세트피스 수비가 문제였다. 전반 5분 정승용의 코너킥을 김지현이 밀어 넣었고, 전반 17분 정승용의 프리킥이 직접 골망을 갈랐다. 두 번 모두 제주 수비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제주는 연속 실점 이후 모처럼 저력을 발휘했다. 저난 36분 권순형의 코너킥을 이광선이 헤딩골로 마무리했다. 공의 경로에 서 있던 김호남이 재빨리 피하며 공을 흘린 것이 주효했다. 후반 2분에는 오랜 침묵에 빠져 있던 찌아구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찌아구의 마무리 슛을 이범영 골키퍼가 쳐내려 했으나 이미 골라인을 넘은 뒤였다. 찌아구의 오랜 침묵은 제주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이 골은 찌아구의 시즌 4호 골이었다. 

제주 경기는 이 날도 답답했다. 홈이지만 강원보다 슈팅 횟수(9회 대 15회)가 더 적었고, 점유율도 48%로 절반에 못 미쳤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진성욱, 마그노는 모두 단 한 번도 슛을 날리지 못했다. 여전히 답답한 경기였다.

강원 역시 부진한 최근 흐름을 깨지 못했다. 이 경기로 최근 5경기 동안 2무 3패에 그쳤다.

스플릿 시스템에 따라 K리그1이 둘로 갈리는 33라운드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제주와 강원은 모두 상위 리그와 하위 리그의 경계에 걸쳐 있는 팀이다. 어쩌면 ‘승점 6점 짜리’ 대결일 수도 있었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어느 쪽도 최근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승자 없는 대결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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