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손흥민이 열심히 상대를 압박하다 교체되고 에릭 라멜라가 골을 터뜨리는 건 두 선수의 기존 모습과 반대였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영국 팔머에 위치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42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이어 후반 31분 에릭 라멜라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후반 추가시간 앙토니 크노카에르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승리를 지켰다.

토트넘 선수들의 몸이 대체로 무겁고, 많은 비가 오는 수중전이라 공격을 매끄럽게 전개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가장 열심히 압박하고 질주한 선수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태클 3회를 기록했다. 이 경기 모든 선수를 통틀어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토트넘 선발 공격진 중 유일하게 가로채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후반 23분 손흥민 대신 투입된 라멜라가 더 위협적이었다. 빌드업 과정에서 직접 공을 몰고 올라가 측면으로 전개했고, 대니 로즈의 땅볼 크로스가 넘어올 때 적절한 위치로 쇄도한 뒤 간결한 슛으로 득점했다. 이번 시즌 많이 회복된 라멜라의 득점 감각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라멜라는 이번 시즌 현재까지 EPL에서 2골 1도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2016/2017시즌과 2017/2018시즌을 통틀어 득점이 단 3골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진 득점력이다.

원래 라멜라는 2012/2013시즌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리그 15골을 터뜨리는 득점력으로 주목받은 뒤 당시 토트넘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영입된 선수였다. EPL에 적응하지 못하고 득점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라멜라는 대신 열심히 뛰며 동료 공격진을 지원하는 것으로 캐릭터를 바꿔 생존해 왔다.

토트넘에서 라멜라는 성실함을, 손흥민은 득점을 각각 담당하는 선수였다. 브라이턴을 상대로 손흥민이 성실하게 68분을 책임진 뒤 라멜라가 득점하면서 기존 역할과 바뀐 모습을 보여줬다. 라멜라가 계속 준수한 공격력을 이어간다면 팀 내 입지는 더 커질 수 있다. 이날은 부진했지만 루카스 모우라 역시 시즌 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토트넘 공격자원들은 선수층이 두터워지는 중이다. 손흥민으로서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피로를 털어내고 원래 득점력을 회복하는 것이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첫 단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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