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경찰청의 일방적인 선수선발 중단 발표에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아산무궁화축구단이 신음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19일 경찰대학 관계자를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돌아왔다.

경찰대학은 지난 14일 아산 구단에 ‘2019, 2020시즌 리그 참가를 위한 추가 선수선발 계획은 없음’이라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의경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따른 후속조치다.

정부는 내년부터 의경 수를 20%씩 단계적으로 줄여 2023년 9월 의경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시민구단 창단을 목적으로 경찰축구단을 유치한 아산시도 정부 방침에 맞춰 점진적으로 대비를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아산시의 계획은 경찰 측의 갑작스런 선수 선발 중단 통보로 차질이 생겼다. 지난 달 30일까지만 해도 의무경찰 홈페이지에는 축구선수 선발 공고가 올라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 측이 더 이상 선수 선발이 없다고 통보를 해왔고, 해당 공고는 충원을 동결 중이라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아산과 연맹은 경찰의 독단적인 결정에 날벼락을 맞았다. 경찰 측은 선수 선발이 중단되는 것은 지난해 말 이미 확정된 계획이고, 연맹과 구단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연맹 측은 공식 문서로 전달 받은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의 발표처럼 선수 충원이 중단돼 버리면 아산은 더 이상 리그 참가가 불가능해진다. K리그 선수규정 제4조 제1항에는 ‘클럽별 등록선수 수는 최소 20명’이라고 명시돼 있다. 선수 충원 없이 전역자가 발생하면 내년에는 14명의 선수만 남게 된다.

아산이 창단할 당시 작성한 계약서에는 축구단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사전에 경찰대학-아산시-연맹이 3자 협의를 통해 조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선수 충원 중단은 구단 운영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는 사안임에도 경찰 측은 사전에 구단 또는 연맹과 협의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결정은 명백한 협의 사항 위반이라는 게 연맹의 입장이다.

연맹은 경찰 측의 통보가 일방적인 결정이며, 이에 따른 부작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번복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연맹에서 경찰 측에 정식으로 항의공문을 보냈고, 19일에는 연맹 관계자가 직접 아산으로 내려가 경찰대학 관계자를 만났다. 그러나 경찰 측의 입장은 완고했고, 서로간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소득 없이 돌아와야 했다.

아산시는 시민구단 창단을 위해 경찰축구단은 유치했다. 그러나 아직 시민구단 창단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최소 내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산은 현재 K리그2 2위에 올라있다. 내년에 K리그1으로 승격할 수도 있는 위치고, 최근 축구 열기가 고조되면 관중도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산이 사라져버린다면 연맹 입장에서도 리그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연맹은 다시 협상을 시도할 계획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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