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처음으로 공식적인 만남을 가진 감독들은 서로 간의 철학 공유와 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각급 대표팀 감독 상견례가 진행됐다. 만남을 주최한 김판곤 감독선임위원장을 필두로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정정용 19세이하 대표팀 감독, 최영준 기술발전위원장 대행, 서효원 전임지도자 팀장, 미하엘 뮐러 유소년 정책자문 등 7명이 한 자리에 모여 1시간 10분 가량 회의를 진행했다.

각급 대표팀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지난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나는 등 현장을 오가며 만난 적은 있지만, 공식 석상에 마주 앉는 것은 처음이었다.

만남을 주최한 김 위원장은 “대표팀이 4년을 중심으로 꾸려져야 하는데 KFA(대한축구협회)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도록, 모든 감독이 같은 철학으로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라며 “각 연령대를 관리하는 장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로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자주 정기적으로 만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소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한 뒤 회의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부임 초기부터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한국 축구를 관통하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벤투 감독은 향후 대표팀에서 뛰게 될 연령별 대표팀 훈련과 경기도 봐야 한다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사무실을 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만 모인 것은 아니다. 유소년을 담당하는 최영준 대행과 서효원 팀장, 뮐러 자문도 함께 자리했다. 공통된 철학으로 유소년 단계에서부터 선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회의를 마친 김 위원장은 “상당히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KFA가 추구하는 철학들이 대표팀에서부터 유소년, 교육 등 전반적으로 모두 공유 되어야 하는데 이제까지는 기술 구조 상 어려움이 상당히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소통에 어려움이 많다”라며 “이제는 서로간에 얼마나 효율적이고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가, 어떻게 구조를 짜야 기술자들이 매일 같이 모여 소통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90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처음 만난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는 힘들었다. 김판곤 위원장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팀을 발전시티는 것보다 선수 발전 시켜서 위로 올려 보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을 첫 회의의 핵심으로 뽑으며 “사람들이 자꾸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이런 시간을 자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회의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런 자리가 여태껏 없었다. 이런 자리를 만든 것만으로도 좋은 현상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해서 A대표팀까지 좋은 선례를 남기고 계속 발전 시켜 나가면 좋은 쪽으로 많은 일들이 생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지휘하는 올림픽대표팀 선수 중에는 A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도 여럿 있다. 황인범, 김문환 등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9월 A매치에 데뷔하기도 했다. 향후 대표팀 운영을 위해 김 감독과 벤투 감독이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벤투 감독이)모든 것을 협조하고 연령별 대표팀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면 자기 것을 양보해서라도 열어 주겠다고 한 부분이 굉장히 고무적이었다”라며 첫 회의를 평가했다.

벤투 감독 역시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앞으로 협회 차원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연속성을 가지고 서로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공통된 목적을 가지기 위한 중요한 미팅이었다”라며 “공식적으로 모든 감독들이 모여 선수 발전이라던가 미래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것이, 무엇보다고 추후에 대표팀에서 활약하게 될 선수에 대한 정보라던가 내용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부분이 중요했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오늘 미팅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지속적인 미팅을 통해 협의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김 위원장과 김 감독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KFA 관계자도 “어떤 방식이 됐건 공식, 비공식적으로 꾸준히 이런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과 벤투 감독은 21일 영국 런던으로 출국한다. 22일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스터디그룹 세미나에 참석한 뒤, 24일에는 FIFA 풋볼 어워즈에 참석한다. 벤투 감독은 유럽 공식 일정을 마치고 포르투갈로 넘어가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 9월 말 귀국해 10월 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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