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7년만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4강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8강 1차전 대승으로 가능성을 높여둔 상황이었지만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며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수원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현대와 ‘2018 ACL’ 8강 2차전을 치른다. 1차전에서는 수원이 먼저 웃었다.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2차전에서 비기거나 2골차 이하로 패해도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2011년 윤성효 감독 체제에서 ACL 4강에 오른 이후, 수원은 ACL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6년간 최고 성적은 2015년 16강 진출. 다른 해에는 아예 출전을 못하거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수원과 전북의 대진이 결정됐을 때 전북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수원은 1차전 전북 원정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 3-0 대승을 거뒀다. 경기를 앞두고 서정원 감독이 사퇴하며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뛰며 승리를 만들어냈다. 포백으로 바뀐 전술도 효과적이었다.

수비적으로 나서며 지키기만 해도 4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병근 감독대행은 “1차전에서 이겼지만 방심하지 않겠다”라며 “초반부터 수비로 내려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도 승리를 거둬 홈 팬들을 기쁘게 하겠다는 게 수원의 계획이다.

그러나 수원의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전북 원정에서 이긴 뒤 3경기째 승리가 없다. 대구FC에 패했고 제주유나이티드, 인천유나이티드와 비기며 무승이 길어지고 있다. 2경기 연속 무득점 경기를 했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주축 선수들이 100%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도 수원의 걱정거리다. 김은선이 지난 주말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 대행은 전북전에서 김은선을 중요하게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물거품이 됐다. 염기훈도 온전한 컨디션이 아니다. 주말 인천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을 아끼지 못했다. 바그닝요가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염기훈까지 선발로 나서지 못한다면 측면의 무게감은 급격히 떨어진다. 중앙 미드필더 사리치도 100% 컨디션으로 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사리치는 A대표팀에 소집돼 유럽에 다녀왔다. 한국에 돌아오고 이틀 만에 후반 교체로 경기를 뛰었고, 경기 종료 뒤에는 도핑 대상자로 선정돼 한참을 경기장에 남아있어야 했다.

이 대행은 경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선수가 출전이 불가능하다. 걱정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자리에 좋은 선수가 있고, 대신 나갈 선수가 자신의 역할을 해준다면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권, 박종우, 이종성 등이 분발해야 한다.

원정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팀이 2차전에서 역전 당할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상대가 전북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전북은 서아시아의 알두하일SC와 함께 이번 시즌 ACL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이다.

3경기째 승리가 없는 수원과 달리 전북의 최근 흐름은 상당히 좋다. 경남FC를 3-0, 제주를 4-0으로 꺾고 2연승 중이다. 2경기 연속 3득점 이상을 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1차전에서 3골차로 패했지만, 전북은 충분히 득점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팀이다. 김신욱이 최근 조용하지만, 이동국이 날카로운 골 감각을 유지 중이고, 한교원의 컨디션도 좋다. 손준호, 정혁 등 미드필더들도 득점 지원을 해주고 있다

전북은 16강에서도 1차전 결과를 뒤집은 팀이다. 1차전에서 부리람에 2-3으로 패한 것을 2차전 2-0 승리로 되갚아줬다. 최강희 감독은 “쫓기는 경기가 아니라서 오히려 부담이 적다”라며 도전자의 여유를 보여줬다. 전북은 부상으로 빠져있던 로페즈와 이승기까지 원정에 데려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감독이 공석인 상황에서 ACL까지 탈락하면 수원의 분위기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힘을 얻기 위해서라고 1차전 승리를 지켜내고 7년 만에 4강행을 성공시켜야 한다. ACL 우승을 이번 시즌 최우선 목표로 잡은 전북 역시 반드시 뒤집겠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있다. 두 팀의 승자는 텐진췐젠을 대파하고 올라온 가시마앤틀러스와 4강에서 만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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