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어리고 귀여운 축구선수를 부르는 대표적인 표현은 최근 ‘뽀시래기’로 굳어져가고 있다. 대구FC는 아시안게임 대표(와일드카드 제외)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장차 스타가 될 수 있는 20대 초반 여러 명이 전력의 중심을 이루는 팀이다.

대구는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8라운드를 갖고 FC서울을 2-0으로 꺾었다. 김대원의 선제골, 에드가의 추가골이 터졌다. 3연승이다. 여전히 순위는 강등권 바로 위인 10위에 불과하지만 11위 전남드래곤즈와 승점 6점차, 12위 인천유나이티드와 승점 7점차를 만들며 여유를 찾았다. 오히려 6위 강원FC와의 승점차가 2점으로 좁아졌다. 조금 더 힘을 낸다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대구는 K리그에서 대표적으로 유소년 육성에 주력하는 팀이다. 조광래 사장이 앞서 관여했던 FC서울, 경남FC의 성공 사례처럼 좋은 10대 선수를 수집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 성과로 현재 대구의 주축은 프로에서 수년간 경험을 쌓은 24, 25세 선수들이 이루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구는 이번 시즌 27명을 1군 선발로 기용했다. 그중 23세 이하 선수는 8명이다.

특히 후반기 들어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서울전에서 득점한 김대원, 득점 과정에서 연계 플레이에 기여한 정승원, 이날 데뷔전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장성원 등 ‘3원’이 모두 21세다. 조현우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 좋은 선방 능력을 보여주는 최영은 골키퍼는 23세다. 교체 투입된 김진혁, 김우석은 22세였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서울을 잡아낸 뒤 “구단 운영이 미래지향적이다. 어린 선수를 키워 빛을 보게 만든다. 당장 결과를 내긴 쉽지 않다. 시즌 초에도 어린 선수들이 뛰었으나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들이 여유를 찾아가며 조금씩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는 프로 출장 기회를 꾸준히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팀이다. 프로 3년차 김대원은 “지난 1년 1년이 나를 갈고닦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가 되어서야 그 노력이 빛을 보는 것 같다. 좋다”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건 와일드카드 조현우 뿐이지만, 어쩌면 ‘2020 도쿄올림픽’은 대구 선수들의 대회가 될 수도 있다. 서울전의 ‘3원’은 이승우와 같은나이다. 생일이 빨라 이승우보다 한 학년 높은 김대원은 “(화제가 되는 아시안게임 대표가) 같이 볼을 찬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이 언론의 관심을 받고 국가대표가 된다는 건 당연히 내게 자극이 된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목표가 생긴다”고 말했다.

“내가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나이라는 건 당연히 의식하고 있다. 팀에서 잘 하다보면 대표팀 선발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구의 젊은 선수들은 주로 공격 자원이다. 외국인 공격수 에드가, 플레이메이커 세징야가 중심을 이루면 그 옆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에 모두 기여하면서 득점 기회를 잡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김대원은 최근 좋은 활약상으로 세징야가 봉쇄됐을 때 대신 골을 터뜨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활약한 정승원, 김대원 등 젊은 아직 풋풋한 외모와 말투를 유지하고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조현우 때문에 대구 홈 경기 갔다가 입덕할 만한 대구 선수들 소개’와 같은 제목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종종 올라오기도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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