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파울루 벤투 체제로 새 출발한 한국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은 팬들에게 기대를 안기고 A매치 2연전을 마무리했다. 새로운 코칭스태프에 대한 기대를 품은 건 팬들만이 아니다. 선수들도 기대와 욕심을 가지고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을 끝으로 벤투 감독 체제 첫 대표팀 소집이 마무리됐다. 한국은 두 차례 평가전에서 코스타리카에 2-0 승리를 거두고, 칠레와는 0-0으로 비겼다.

9월 A매치 2연전은 ‘2018 러시아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2 카타르월드컵’을 목표로 새로운 판을 짰고, 포르투갈 출신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러시아월드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대표팀과 동행하며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기술위원들과 분석 회의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으로 선수들이 느끼는 갈증을 해소해줌과 동시에 장기적인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선택이 벤투 감독이었다.

벤투 감독은 자신과 함께 해온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한국에 부임했다. 벤투 감독을 필두로 ’벤투 사단’이라고 불리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가 훈련을 맡는다. 최태욱, 마이클 김 코치도 합류했다.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사단으로 움직이는 건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이런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카를로스 아르무아 코치 한 명만 대동하고 한국에 부임했다. 7명의 코칭스태프 체제가 상시적으로 가동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 밖에 없었다.

새 코칭스태프의 훈련은 각 코치의 역할에 맡게 분업화 돼있었고 세밀했다. 새로워진 대표팀에서 열흘 남짓 생활한 선수들도 큰 만족을 느끼고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번 2연전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뛴 김영권은 새롭게 출발하는 대표팀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라고 표현했다. 광저우헝다에서 마르셀로 리피, 파비오 칸나바로 등 세계적인 감독들의 훈련을 경험해 본 김영권에게도 벤투 사단의 훈련은 특별했다. 그는 “수비, 미드필더, 공격 각 포지션에 따로따로 코치들이 있어서 더 세밀하고 훈련을 받고 더 정확하게 분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비라인이 잘 안 됐을 때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어떤 식으로 방어를 해야 하는지 더 자세하게 알려주는 부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퀸즈파크레인저스, 찰턴애슬레틱 등 유럽에서 뛰었던 윤석영은 세밀한 관리에 만족을 느꼈다. 그는 “대표팀에는 멀리 외국에서 온 선수들도 있고, 경기를 뛰고 온 선수,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컨디션이 다 다르다. 그 부분에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 하나하나 컨트롤해주시니까 디테일하게 관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던 선수들에게 그동안 접하지 못한 훈련 방식이 대표팀에 대한 동기부여로 작용하기도 한다. 황인범은 이번 소집을 통해 A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혔다. 그는 대표팀에 계속 오고 싶다는 욕심을 품고 소속팀에 돌아갔다. “굉장히 디테일하고 세밀하게 지도해주신다. 볼 받는 위치, 볼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볼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좋은 인상을 받았다. 계속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첫 A대표팀 소집에서 느낀 점을 설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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