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황의조는 최근 한국 공격수 중 가장 탁월한 결정력의 소유자로 급부상하며 A대표로 돌아온 선수다. 그러나 칠레를 상대로 한 선발 복귀전에서 슈팅 능력을 보여줄 기회는 없었다.

11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가진 한국이 칠레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를 2-0으로 꺾은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데뷔 2연전을 1승 1무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지난 2017년 10월 이후 약 11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왔다. 대표팀을 떠나 있던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에 불참했고, 애초에 주전급 멤버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그런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하고 우승을 이끄는 맹활약을 통해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급부상했다. A대표 복귀전에서의 모습도 기대를 모았다.

지난 7일 코스타리카전에서 교체 투입됐던 황의조는 칠레전을 통해 선발로 투입돼 주전 멤버로서 가능성을 시험 받았다. 황의조는 후반 13분까지 뛴 뒤 지동원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아시안게임과는 딴판인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전방 압박 능력과 끈끈한 수비가 세계적인 수준인 칠레는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아시아 U-23 대표 선수들에 비해 훨씬 뚫어내기 힘들었다. 황의조가 결정력을 발휘할 만한 좋은 기회가 애초에 주어지지 않았다.

여유 있게 공을 다룰 공간도, 시간도 부족한 가운데 황의조는 공을 지키기 힘들어했다. 전반 11분 이용, 황희찬, 정우영,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빠른 패스워크를 통해 한국의 멋진 공격이 전개됐으나 땅볼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의 퍼스트 터치가 길어 슛을 하지 못했다.

황의조의 다른 장점인 투지와 활동량은 종종 가치를 드러냈다. 전반 21분 한국 공격이 무산됐다가 다시 재개될 때 황의조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전방으로 쇄도하며 슛까지 이어갔으나 각도가 너무 좁아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0분에는 한국 공격이 무산된 뒤 황의조가 기습적인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따내 땅볼 크로스를 하는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이날 칠레의 압박에 주로 당하는 입장이었던 한국이 먼저 압박을 걸어 성공한 몇 안 되는 상황 중 하나였다.

황의조의 장점은 슈팅력과 운동량으로 요약된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슈팅 능력을 마음껏 보여줬다면, A대표 선발 복귀전에서는 오히려 운동량을 통해 팀에 종종 공헌했다.

그러나 측면으로 빠지며 공의 흐름을 이어가는 플레이는 더 덩치가 크고, 더 다양한 포지션 소화 경험이 있는 지동원이 한 수 위다. 황의조가 앞으로 대표팀의 주전급 공격수로 자리 잡으려면 최근 한국 스트라이커들이 아무도 보여주지 못한 날카로운 득점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칠레전에서는 한국 공격이 전체적으로 잘 풀리지 않아 황의조가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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