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새롭게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베일을 벗은 점유하고 지배하능 축구가 강한 팀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을지 남미의 강호 칠레를 상대로 실험할 차례다.

11일 경기도 수원의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칠레가 맞붙는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한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낸 벤투 감독은 FIFA랭킹 12위의 강호 칠레를 상대로 팀의 경쟁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2연승에 도전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일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한국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2-0 완승이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부터 강조했던 지배하는 축구로 첫 승을 따냈다. 4-2-3-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했고, 좌우로 공을 빠르게 전환하며 상대 수비에 허점이 생길 때를 기다렸다가 정확히 공략했다. 수비상황에서 공을 따낸 뒤 빠르게 역습을 전개해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생각이 잘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칠레를 상대로도 전술적인 큰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10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칠레전을 일주일간 훈련한 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우리 팀의 정체성과 플레이 스타일을 확인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말한 ‘우리 팀의 정체성과 플레이 스타일’은 경기를 지배하고, 그것을 통해 공격 시 많은 기회를 창출하며 반대로 상대에게는 기회를 적게 내주는 축구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모습은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경기장에서 잘 구현됐다. 이제는 강한 상대와 싸우면서도 이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지, 상대와 무관하게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할 차례다.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칠레전 전술에 대한 힌트를 줬다. 그는 “수비는 최전방 공격수부터 조직적으로 하고, 공격은 수비수부터 시작하는 개념의 축구를 하고 싶다”라고 말하며 “상대가 공을 소유할 때 강하게 압박하고 다시 소유권을 가져오려면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조직으로 움직여서 공을 빼앗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0일 진행된 최종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됐다. 선수들이 피지컬 코치와 함께 몸을 푸는 장면을 제외하면 많은 부분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공개 훈련 막바지에 진행된 프로그램은 상대를 압박하고, 압박에서 벗어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공을 잡은 선수가 앞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한 뒤 바로 압박을 시도하면 공을 받은 선수가 주위 동료와 3자 패스를 통해 압박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연습했다.

칠레전에 나서는 선수 명단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모든 선수가 정상 컨디션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오늘 훈련까지 마치고 내일 선발 명단을 어떻게 꾸릴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9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코스타리카전에 많은 시간을 뛰었던 선수들을 따로 훈련시켰다. 대신 나머지 선수들로 전술훈련과 미니게임을 진행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기성용은 전술훈련과 미니게임을 함께 했다. 황의조를 비롯해 문선민, 윤석영, 주세종, 황인범 등이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날도 루에다 칠레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3~4명의 새로운 선수를 실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칠레 언론은 아르투로 비달, 마우리시오 이슬라, 게리 메델 등 핵심 선수들은 선발로 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루에다 감독이 말한 새로운 선수는 앙헬로 엔리케즈, 앙헬로 사갈, 마르틴 로드리게스 등 A매치 출전 경험이 10경기 안팎인 선수들로 예상된다. 유명하지 않지만 멕시코와 칠레 리그에서 수준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로 경쟁력을 갖춘 이들이다.

칠레는 코스타리카보다 강한 팀이다. 벤투 감독도 칠레전을 두고 “차원이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원이 다른 강팀을 상대로도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점유하는 축구가 잘 작동한다면 새롭게 출발하는 벤투호는 더 큰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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