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주전들의 부상보다 창의적인 미드필더의 부재를 더 걱정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2018 러시아월드컵’ 4강에 진출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부임 이후 킥앤러시로 대변되는 롱볼 축구에서 벗어났고,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술 변화를 가져가며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젊은 선수들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좋은 분위기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부상자가 여럿 발생하며 오히려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라힘 스털링과 아담 랄라나가 부상으로 낙마했고, 최근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대표팀에 재승선한 루크 쇼도 스페인전에서 부상을 입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부상 선수들의 낙마를 새로운 선수들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마커스 베티넬리, 벤 칠웰, 데마라이 그레이 등이 처음으로 A대표팀에 승선했고 제이든 산초, 필 포덴 등 10대 선수들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구상 안에 들어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선수층을 두텁게 하기 위해 여러 선수들을 실험하는 중이다.

부상 문제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더 괴롭게 하는 건 창의적인 미드필더의 부재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번 대표팀 소집에서 선수들과 러시아월드컵을 복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크로아티아와의 준결승전이 토론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는데, 세트플레이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든 반면 오픈 플레이에서의 기회 창출이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할 점으로 지적했다.

잉글랜드는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중원에 창의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가 압박을 강하게 하면 뒤에서 공을 돌리면서 롱볼을 때리는 것에 치중한다. 잉글랜드에게 패배를 안겼던 팀들은 확실한 플레이메이커를 가진 팀이었다. 크로아티아에는 루카 모드리치가 있었고, 스페인에서는 티아고 알칸타라가 중원을 장악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세계 정상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창의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면서 “폴 개스코인처럼 독특한 재능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우리 팀에도 그런 유형의 선수가 몇 있다. 스페인을 보자. 스페인은 전 세계 어떤 팀보다도 창의적인 선수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에 창의적인 미드필더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 경험이 있는 잭 윌셔, 해리 윙크스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레스터시티의 제임스 메디슨, 더비카운티의 메이슨 마운트, 맨체스티시티의 필 포덴 등도 후보가 될 수 있다고 꼽고 있다. 잠재력은 갖춘 선수들이지만 아직 세계 레벨에서 경쟁하기에는 부족한 선수들이다.

스페인전을 통해 창의적인 미드필더의 중요성을 다시 실감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10월 소집부터 대표팀 명단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11일 열리는 스위스와의 친선전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상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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