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고양] 류청 기자= “한국은 다이내믹하고 강력했다. 스피드를 따라잡는데 애를 먹었다.” (로날드 곤살레스 코스타리카 감독대행)

 

파울로 벤투 한국 대표팀 신임 감독이 데뷔전인 코스타리카 경기를 뜻대로 치렀다.

 

벤투가 이끄는 한국은 기성용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한 친선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이재성과 남태희가 전후반에 각각 1골씩 넣었다. 경기력도 좋았다. 적장인 곤살레스 감독대행이 “한국이 좋은 경기를 했다”라며 “한국은 다이내믹하고 강력했다. 스피드를 따라잡는데 애를 먹었다”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무엇보다 경기 전부터 벤투 강조했던 속도와 강도가 경기 중 높은 수준으로 구현됐다. 한국은 점유율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상대를 압박하며 경기를 잘 이끌었다. 공격에서도 빠른 역습과 빠른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벤투 감독은 훈련에서도 좌우 전환을 많이 지시했었는데 경기 중에 이런 패스도 많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준비한 경기를 했다.

 

벤투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 강도를 언급했었다. “기억에 남는 2002년 대표팀은 우리와 경기할 때 조직력이 아주 강했고 압박도 강했고 강도가 굉장히 높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의 한국도 성격과 스타일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강도가 조금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건 조직력을 통해 나아질 수 있고 다시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는 90분간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미흡한 부분을 찾을 수 있었지만 경기 내내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수비에서 공을 차단한 후 공격으로 달려나가는 강도는 좋았다. 곤살레스 코스타리카 감독대행도 경기가 끝난 후 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템포와 강도가 좋았다”라며 “한국은 다이내믹하고 강력했다”라고 인정했다. 

 

스피드도 좋았다. 한국은 빠른 속도가 장점인 팀이다. 벤투는 이를 잘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벤투는 최전방에 지동원을 세우고 2선에 이재성, 손흥민, 남태희를 배치해 공격 속도를 극대화했다. 코스타리카는 뒷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선수를 잡느라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페널티킥도 그런 상황에서 나왔다.

“우리는 빠른 한국을 막기 위해 선수 간격을 촘촘히 했는데, 결국 무너뜨리지 못했다.”

 

한국은 단순히 빠른 선수만 이용한 게 아니라 좌우로 빠르게 전환했기에 상대를 더 어렵게 할 수 있었다. 벤투가 훈련에서 강조했던 전환이 경기 중에 잘 이뤄지면서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상대 선수들은 빠른 전환과 빠른 침투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수비적인 코스타리카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기성용은 이 부분에서 탁월했다. 기성용은 45분밖에 뛰지 않았지만 전반 초반부터 코스타리카 수비를 좌우로 흔들었다. 전반에 한국이 만든 기회는 거의 기성용 발에서 나왔다. 페널티킥도 기성용 패스가 시발점이 됐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한 인터뷰에서 “기성용은 기술이 좋고 전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라며 “기성용은 대표팀을 위해 계속 뛸 것”이라고 했다.

 

방향은 잘 잡았지만, 아직 강도와 속도가 충분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코스타리카는 젊은 선수로 구성된 팀이고 여정도 길었다. 한국은 감독이 바뀌었기 때문에 의지와 동기부여에서 나을 수밖에 없었다. 코스타리카보다 실력이 뛰어난 칠레와 하는 11일 경기에서도 이런 부분이 잘 나오게 하는 게 숙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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