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고양] 김완주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첫 경기를 통해 보여주려 했던 색깔은 명확했다. 한국은 공을 소유했고, 좌우 전환을 활발히 하며 경기장을 넓게 썼다.

한국은 7일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전반 34분 이재성이 손흥민의 페널티킥 실축을 놓치지 않고 선제골을 만들었고, 후반 33분에는 남태희가 완벽한 개인 기술로 쐐기골을 만들었다.

벤투 감독은 훈련을 통해 보여줬던 것처럼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홍철과 김영권, 장현수, 이용이 포백을 구성했고, 기성용과 정우영이 앞에 섰다. 공격은 최전방 지동원, 2선에 손흥민, 남태희, 이재성이 책임졌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좌우풀백 홍철과 이용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했다. 전반 1분 만에 김영권의 롱패스가 손흥민과 홍철을 거쳐 이재성의 슈팅으로 이어졌다. 4-4-2 포메이션으로 나온 코스타리카는 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노렸다.

내려선 코스타리카는 빈 틈을 많이 주지 않았다. 두 줄로 촘촘히 내려서서 한국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한국은 후방에서부터 천천히 빌드업을 시도했다. 빌드업을 시도할 때는 양쪽 풀백이 높게 전진하고, 센터백들도 좌우로 넓게 섰다. 대신 기성용이나 정우영이 중앙으로 내려와 패스를 연결했다.

수비라인으로 내려온 미드필더에서 시작된 패스는 측면으로 연결됐다. 측면으로 이동한 센터백들이 공을 받아 전진한 풀백에서 전달하는 식이었다. 공을 받은 풀백은 무조건 드리블을 시도하거나 크로스를 올리지 않았다. 상대 공간에 빈틈이 없으면 다시 공을 뒤로 돌려 빌드업을 처음부터 시작했다.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훈련에서부터 전환과 소유를 강조했다. 선수들도 경기장 안에서 이점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왼쪽에서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는 오른쪽으로 공을 빠르게 전환했다. 오른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지 않으면 공을 계속 점유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이 후방에서 공을 점유하자 코스타리카도 올라서기 시작했고, 한국은 기회를 기다리다 뒷공간을 공략했다. 기성용과 정우영이 뒤에서 한번에 찔러주는 롱패스가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전반 34분 나온 첫 골의 시작도 기성용의 롱패스였다. 기성용이 전방의 남태희를 향해 길게 패스를 연결했고, 공을 잡고 쇄도하던 남태희를 크리스티안 감보아가 잡아채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실축했지만, 뒤따라 들어오던 이재성이 공을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넣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기성용을 빼고 김민재를 투입했다. 선수들의 포지션에도 변화가 있었다. 김민재가 센터백으로 서는 대신 장현수가 미드필더로 전진했다. 기성용이 빠지자 롱패스를 활용한 공격 시도는 줄어들었다.

후반에도 빠른 좌우 전환과 소유에 집중한 축구는 이어졌다. 정우영와 장현수는 공을 간결하게 처리하며 측면으로 연결했다. 이용과 홍철의 위치도 여전히 높았다. 골이 필요했던 코스타리카가 라인을 높이자 빠른 패스로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공격에 집중하던 한국은 후반 33분 추가골을 만들었다. 높게 올라온 코스타리카의 뒷공간을 허물었다.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남태희가 받아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했다. 남태희는 박스 안에서 수비 둘을 개인 기술로 제치고 슈팅을 때려 득점에 성공했다.

벤투 감독은 추가 득점 이후 황인범, 김문환 등 신예를 투입해 실험했다. 선수 변화가 있어도 전술의 큰틀은 유지됐다. 좌우 풀백은 공격적으로 움직였고, 전환의 속도는 여전히 빨랐다.

벤투 감독은 첫 경기를 통해 자신의 색깔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공을 점유하는 축구, 빠르게 좌우로 전환하며 상대를 공략하는 축구를 시도했고, 코스타리카를 상대로는 성공을 거뒀다. 11일에는 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칠레를 상대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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