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이청용이 독일 2.분데스리가(2부리그) VfL보훔에 입단하며 유럽 잔류에 성공했다. 보훔에서의 기회는 빨리 올 가능성이 높다. 초반 활약이 중요하다.

보훔은 6일(한국시간) 이청용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며, 이후 1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됐다. 이청용은 입단이 확정된 후 “내가 가진 경험과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크리스탈팰리스와 계약이 종료됐다. 잉글랜드 잔류를 비롯해 벨기에, 멕시코, 호주 등이 차기 행선지로 거론됐지만 그의 선택은 독일이었다. 보훔에 입단함으로써 2009년 볼턴원더러스 입단 이후 9년 만에 잉글랜드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보훔은 2009/2010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강등된 이후 줄곧 2부리그에 머물고 있다. 2010/2011시즌 2.분데스리가 3위를 차지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승격이 좌절됐고, 이후 4시즌간 10위권 밖으로 처지며 하락세를 탔다. 최근 3시즌 동안 10위권에 진입하며 승격을 노릴만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6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출발이 좋다. 개막전에서 FC쾰른에 0-2로 패한 뒤로 2승 1무를 기록하며 6위에 올라있다. 올해 2월 부임한 로빈 두트 감독의 4-2-3-1 전술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보훔의 최전방은 잉골슈타트에서 뛰었던 루카스 힌터시어가 책임진다. 이청용은 힌터시어 뒤를 받치는 2선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보훔의 주전 2선 공격진은 로비 크루스, 시드니 샘, 밀로스 판토비치다. 세 선수가 자리를 바꿔가며 주로 나선다. 오른쪽 윙어가 제 포지션인 톰 바일란트는 최근 2경기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이청용은 기회를 빨리 잡을 수도 있다. 현재 보훔 2선 공격진 중 가용할 수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 샘의 경우 2라운드에서 퇴장을 당하며 3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16일 열리는 잉골슈타트전까지 나올 수 없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뮌헨에서 이적해 주전을 꿰찬 판토비치는 4라운드 경기 도중 십자인대를 다쳐 20분만에 교체됐다. 당분간 경기 출전이 어렵다.

남은 건 크루즈와 바일란트뿐이다. 크루즈가 왼쪽 윙어로 나서고, 바일란트가 중앙에 선다고 했을 때 오른쪽 자리가 공석이다. 남은 선수 중 전문 윙어는 이청용 뿐이다.

관건은 이청용의 몸 상태다. 이청용은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지난 해 10월 24일 EFL컵에서 브리스톨시티를 상대로 57분을 소화한 뒤로 45분 이상을 뛴 적이 없다. 풀타임 출전은 1년 전인 지난 해 9월 19일이 마지막이다. 이청용은 팀을 알아보는 동안 친정팀 FC서울에서 훈련하며 몸을 만들었다. 실전 감각을 일찍 회복해 기회를 살린다면 보훔 생활은 순탄하게 시작될 수 있다.

보훔은 여러 아시아 선수들이 거친 팀이다. 이란의 바히드 하셰미안을 시작으로 북한의 정대세, 일본의 이누이 다카시 등이 보훔을 거쳐 더 큰 팀으로 이적했다. 보훔 구단은 이청용에게 큰 기대를 안고 있다. 이청용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인다면 축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

사진=VfL보훔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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