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완주 기자= ‘팀 벤투’와 함께 들어온 유럽의 선진 훈련 프로그램은 선수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세밀하고 분업화된 훈련 속에 선수들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9월 A매치를 준비하는 한국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의 3일차 훈련이 진행됐다. 오전에는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 훈련이 진행됐고, 오후에는 1시간 20분 가량 미니게임 위주의 훈련이 진행됐다.

훈련에 앞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손흥민과 이승우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8명의 선수는 4일 오후 훈련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다. 손흥민과 이승우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첫 만남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며 훈련에 대한 만족감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훈련 프로그램에 상당히 만족감을 느꼈다”라며 “스펀지처럼 훈련을 받아들여서 만족시켜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승우는 “감독님뿐 아니라 모든 코칭스태프가 섬세하고, 이런 훈련프로그램과 시스템에 모든 선수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벤투 감독 선임 배경을 밝히며 훈련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선수들이 느끼는 갈증을 해소해주고 싶다”라며 수준 높은 외국인 감독 선임을 추진했고, 그 결과가 벤투 감독과 코치 4명의 선임이었다.

현재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7명으로 구성돼있다. 벤투 감독을 필두로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팀 벤투’사단이 있고, 한국인 코치로 최태욱, 김영민 코치가 합류했다. 이들은 훈련 중 철저하게 역할을 나눠 움직였다.

훈련은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와 함께 시작됐다. 선수들은 가벼운 조깅을 한 뒤 7명식 3개 조로 흩어졌다. 코치 1명을 포함해 8명이서 공을 돌리는 훈련을 거친 뒤에는 훈련장에 기구를 설치해두고 스텝을 밟거나 점프를 하며 몸을 풀었다.

필드플레이어들이 페레이라 코치와 훈련을 진행하는 사이, 골키퍼 3명은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와 따로 훈련을 진행했다. 골키퍼 훈련도 흥미로웠다. 실베스트레 코치가 양쪽 코너에서 크로스를 올리면 선수들이 뛰어나와 공을 잡는 훈련을 진행했는데, 페널티박스 안에 사람 모형 6개를 설치해 실제 공중볼 경합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한 선수가 캐칭을 시도할 때면 다른 두 선수가 같이 뛰어오르기도 했다. 상대 크로스를 차단한 뒤에는 곧바로 전방에 킥을 연결하기도 했다.

20분간 훈련을 진행한 뒤에는 훈련장을 옮겼다. 코스타 수석코치의 지도 아래 경기장 반만 사용해 미니게임을 진행했다. 한 팀에는 골키퍼와 수비수 4명, 미드필더 3명만 포함됐고, 상대 팀에는 공격수 3명, 미드필더 3명, 풀백 2명만 포함된 것이 이색적이었다. 김영민 코치는 이 훈련이 전환게임이라고 선수들에게 설명했고, 훈련 중간중간 코스타 수석코치와 함께 ‘전환’, ‘소유’ 등의 단어를 외쳤다. 선수들은 공을 소유하는 것에 집중했고, 공간이 없을 때는 무리하게 공격을 시도하기 보다 반대편으로 전환해 공격권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다.

마지막 15분 간은 경기장 2/3를 사용해 11대11 미니게임을 진행했다. 코스타 수석코치와 쿠엘료 코치, 김영민 코치는 끈임 없이 선수들에게 이것저것을 주문했다. 김영민 코치는 선수들에게 오프사이드 시작점에 대해 강조했고, 코스타 수석코치는 포지션에 신경 쓰라고 주문했다.

쿠엘료 코치는 수비부분에 집중했다. 8대8 미니게임이 끝나고는 김민재와 김영권을 따로 불러 한참을 이야기했고, 11대11 미니게임을 하던 중 세트피스 상황이 나오면 게임을 잠시 멈추고 선수들의 위치를 한 명씩 세세하게 잡아줬다.

벤투 감독은 멀리서 선수들의 훈련을 관찰했다. 큰 틀은 벤투 감독이 잡고, 세부적인 훈련은 코치들이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코칭스태프는 모든 훈련이 끝나고 선수들이 숙소에 들어간 뒤 한 자리에 모여 한참 대화를 나눈 뒤 훈련장을 떠났다.

코칭스태프의 역할은 명확했다. 코스타 수석코치와 김영민 코치가 전체적인 훈련을 책임지고, 최태욱 코치는 공격수들의 슈팅 훈련을 지도했다. 쿠엘료 코치는 수비수들을 지도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유럽에서 생활을 오래 했고 독일 훈련, 영국 훈련을 다 경험해봤지만 (벤투 감독의 훈련은)인상 깊었다. 큰 틀에서 어떻게 플레이 할 것인지 정확히 이야기 해주셨고, 사소한 거 하나하나 선수들을 붙잡고 이야기해 주시는 것에 감명 받았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훈련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도 이어졌다.

“훈련장에서 하는 게 경기장에서 무조건 나온다. 훈련할 때부터 ‘다 쏟아 부어라’ 강조하신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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