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진야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을 위해 가장 헌신한 선수 중 하나다. 17일 동안 7경기를 소화한 강행군 속에서 김진야는 단 8분만 빼고 모든 시간을 소화했다. 축구팬들은 애정을 담아 ‘노예’라는 별명을 붙여 줬다.

김진야는 4일 네이버 라디오 ‘풋볼앤토크 K’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시안게임에서 찍힌 힘들어보이는 사진들에 대해 밝혔다. 김진야는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모두가 매 경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유독 마른 김진야는 종종 피골이 상접한 사진이 축구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진야는 “실제로 아시안게임에서 생각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 원래 174cm에 66kg인데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나서 몸무게를 재 봤더니 4kg 정도가 빠져 있더라. 그래서 한국 돌아와서 많이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진야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사진들은 지나가면서 몇 개 봤다.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웃은 뒤 “경기장에서는 힘든 걸 모른다. 사진으로만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앞으로 체격을 더 키워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자신했다.

금메달을 따고 3일 귀국한 김진야는 마침 4일이 아버지 생일이라 최고의 생일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됐다. 4일 0시에 생일파티를 할 때 아버지 목에 금메달을 걸어 드렸다.

아시안게임에서 만난 동료 중 가장 깊은 인상을 준 건 손흥민과 황희찬이었다. “흥민이 형의 축구 실력은 말이 필요 없고, 생활 면에서도 프로 마인드를 갖고 있다. 대회 끝나고 흥민이 형이 각 개인을 붙잡고 한 마디씩 해 주셨는데 우리가 팀에 가서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해야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해 주셨다”고 말했다. 황희찬에 대해서는 “대회 도중에도 공 감각을 향상시키려고 개인 운동을 하고, 기본기 훈련과 근력 운동까지도 했다. 배울 점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진야에 앞서 ‘절친’이자 인천유나이티드 동료인 김보섭도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김보섭은 지난 2일 열린 인천과 울산현대의 K리그1 경기에서 K리그 데뷔골 등 2골을 넣어 강호 울산을 3-2로 꺾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김진야가 1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승리했고, 김보섭이 프로 데뷔골을 넣으면서 두 친구 모두 잊을 수 없는 주말을 보냈다.

김보섭은 “진야와 중학교 때부터 많이 친하다. 진야가 자카르타에 있는 동안 영상통화를 많이 했다. 진야가 금메달 딴 뒤 영상통화로 내게 ‘경기 잘 해라, 골 넣을 거다’라고 해 줬다. 나도 금메달 기운을 받아 골이 터진 것 같다”며 깊은 우정에 대해 밝혔다.

김보섭이 데뷔골을 넣은 날 관중석에 있던 부모님은 울음을 터뜨렸다. 아들들만큼 부모님도 절친해서, 김진야의 어머니 역시 관중석에 함께 앉아 있다가 ‘아들 친구’의 데뷔골을 함께 축하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보섭은 “골을 넣고 엄마, 아빠가 항상 앉으시는 자리를 봤는데 엄청 울고 계셨다. 지금까지 날 뒷바라지하느라 많이 힘드셨을 두 분께 세리머니를 했다. 그리고 기도 세리머니를 할 때는 나도 울컥해졌다”라고 말했다.

김보섭과 김진야는 입을 모아 ‘월드컵 스타’ 문선민을 ‘디스’해 웃음을 줬다. 김보섭은 수비 가담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와 반대쪽에 선민이 형이 뛰는데, 벤치에서 지켜본 결과 수비 가담을 잘 안 하시더라. 그래서 나는 수비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선민이 형은 착하셔서 이렇게 말해도 된다. 본인도 알고 계실 거다”라고 했다. 김진야는 손흥민에 대한 짖궂은 질문을 받자 “선민이 형에 대해서라면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흥민이 형은 난감하다”라고 답했다.

김진야와 김보섭은 최근 인천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프로 1, 2년차 젊은 선수들 중에서도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진야는 “대표팀에서 많은 응원을 받아 감사했다. 이제 인쳔의 김진야로 돌아왔다. 우리 K리그와 인천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나 김진야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사진= 김보섭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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