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덴마크 대표팀 스타 선수들이 덴마크축구협회(DBU)와 수익 배분 문제로 분쟁을 벌인 끝에 9월 A매치 명단에서 대거 제외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덴마크 선수노조와 축구협회는 수익 분배를 위한 단체 교섭을 벌여 왔다. 노조 측에 따르면 선수들은 각 개인에게 수익을 분배해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대표팀 지원 액수에 대한 요구를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축구협회가 노조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노조의 발표에 따르면, 노조는 파행 운영을 막기 위해 현행 계약을 일단 1개월 연장하고 계속 협상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축구협회 측이 이 제안을 거절했다. 반면 축구협회 측은 “선수들에게 사정을 감안해 제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며 대표 선수들의 파업을 막기 위해 한 발 물러서기도 했으나 합의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덴마크의 간판 스타인 토트넘홋스퍼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노조 성명을 통해 “우리 선수들은 한 팀으로 뭉치자고 약속했다. (덴마크 국민들이) 우릴 지지해준다는 걸 느낀다. 우린 덴마크 축구의 집단 교섭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이 점을 모든 선수들이 잘 이해할 거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며, 미래에 대표팀에 올 선수들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돈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덴마크축구협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6일(한국시간) 열리는 슬로바키아와의 친선경기와 10일 열리는 웨일스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1차전을 치러야 한다. 특히 네이션스리그는 친선경기가 아닌 공식 대회라 제대로 치르지 않으면 문제가 커진다.

에릭센, 카스퍼 슈마이켈 등 덴마크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들이 파업을 했을 뿐 아니라 아게 하레이데 감독은 아예 노르웨이의 집으로 돌아간 상태로 알려졌다. 욘달 토마손 수석코치 역시 경기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축구협회는 대표 선수들을 대체하기 위해 급히 선수를 물색했으나, 덴마크 프로 선수 대부분이 속해 있는 노조의 방침이기 때문에 실력 있는 팀을 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결국 덴마크 하부 리그 선수를 중심으로 실력이 매우 떨어지는 아마추어 수준의 팀을 A매치에 내보낼 가능성이 높다. 축구 선수로 11명을 겨우 채운 뒤, 벤치 멤버로 풋살 선수들이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정상적인 A매치를 진행하지 않았으므로 UEFA의 징계를 받을 것이 유력하다.

예스퍼 몰러 축구협회장은 “A매치 두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 치명적이다. 어쨌거나 가능한 최강의 팀을 A매치에 내보내려 한다. 그래도 UEFA로부터 벌금이나 대회 참가 금지 등의 징계는 감수해야 한다”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여자 대표팀이 수당 등 대우를 개선해달라며 먼저 파업했다. 당시 덴마크는 스웨덴과의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지 못했다. 결과는 덴마크의 0-3 몰수패였다. 이 일에 대해 UEFA는 벌금 2만 유로(약 2,585만 원) 징계를 내렸으며, 4년 내에 비슷한 일이 재발할 경우 UEFA 주관 대회에서 추방한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에릭센을 비롯한 덴마크 선수들은 ‘유로 2020’에 참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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