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기성용이 시즌 첫 선발 출장 경기에서 자신의 특징을 모두 보여줬다. 패스가 장점인 반면 역동적이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지만, 변화가 필요한 뉴캐슬에서 대안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를 가진 뉴캐슬이 첼시에 1-2로 패배했다. 후반에만 세 골이 터진 경기에서 뉴캐슬이 후반 38분 호셀루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거둘 뻔 했으나, 4분 뒤 디안드레 예들린의 자책골이 나왔다. 기성용은 리그 첫 출장 기회에 선발로 투입돼 풀타임을 소화했다.

기성용은 패스 성공률 90%로 특유의 안정적인 점유율 유지 능력을 다시 보여줬다. 전반적으로 밀리는 와중에서 패스 성공률 80%를 넘은 건 기성용과 살로몬 론돈 두 명뿐이었다. 기성용은 패스 21회 중 19회를 동료에게 연결, 이 부문에서도 1위였다. 기성용의 개인 점유율은 뉴캐슬 선수 중 맷 리치 다음으로 높은 2.1%였다. 그 밖에 공중볼 경합 1회 시도 1회 성공, 공 탈취 3회 시도 중 2회 성공, 가로채기 1회 성공 등의 세부 기록을 남겼다. 코너킥 전담키커로도 활약했다.

이처럼 공을 쥘 수 있는 상황에서는 기성용다운 모습이 나왔지만, 전술 자체가 기성용이 활약하기에는 그리 어울리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날 뉴캐슬은 평소 쓰는 4-4-1-1 포메이션이 아니라, 마우리치오 사리 첼시 감독의 집요한 패스 플레이를 봉쇄하기 위한 5-4-1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라파 베니테스 뉴캐슬 감독은 나폴리에서 사리 감독보다 먼저 압박 축구를 시도했던 그 분야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전력상 열세를 인정한 채 매우 수비적인 경기를 했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가 세 명일 때 좀 더 힘을 내는 선수다. 뉴캐슬은 첼시를 상대로 중앙 미드필더가 기성용과 모하메드 디아메 두 명뿐이었다. 기성용이 잘 수행하는 후방 플레이메이커나 빌드업 기점, 3인 체제일 때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맡을 수 없었다. 두 명이 모두 수비에 치중하며 첼시 선수들을 집요하게 따라다녀야 했다.

기성용의 일시적 단점이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경기 양상이었다. 기성용은 올해 겪은 운동능력 난조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듯 순간동작이 다소 느렸고, 앞에서 드리블하는 상대에게 제때 달라붙지 못했다. 전술적으로 큰 차이 없는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미드필더 파트너 디아메는 기성용보다 두 배 넘는 태클(7회 대 3회)을 시도해 두 배 넘는 성공(5회 대 2회)을 기록했다. 대신 패스 성공률은 기성용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수비적인 문제가 아쉬웠다.

기성용은 앞선 두 경기에서 중원 핵심이었던 존조 셸비를 대신해 나섰다. 기성용과 셸비의 플레이스타일 차이는 최근 경기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셸비는 팀 평균을 겨우 조금 넘는 패스 성공률을 가진 선수다. 앞선 두 경기 성공률이 75%, 64%에 불과했다. 대신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어시스트를 노린다. 셸비는 앞선 두 경기 모두 팀내 최다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를 기록했고, 특히 카디프시티를 상대로 뉴캐슬의 키 패스 5개를 혼자 기록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베니테스 감독이 뉴캐슬에 좀 더 지능적인 면모를 더하고 싶다면 기성용은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해결책이다. 디아메의 공 탈취 능력, 셸비의 공격 가담,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은 좋은 조합이다. 기성용 역시 공격적인 역할을 소화한 바 있는 선수다. 프로 초창기 FC서울 시절부터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플레이를 종종 했고, 2014/2015시즌에는 스완지 미드필더 중 가장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리그 8골을 기록한 바 있다. 중앙 미드필더를 두 명만 배치한 앞선 두 경기에서 1무 1패에 그친 뉴캐슬은 변화가 필요하며, 기성용은 대안 중 하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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