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자카르타(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7개월전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우즈베키스탄과 다시 만난다. 한국 수비를 헤집어 놓았던 자보키르 시디코프는 여전히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우즈벡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을 치른다. 우즈벡은 4경기 13득점 무실점의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며 8강에 올랐다.

우즈벡은 익숙한 상대다. 불과 7개월전 중국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4강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은 연장 승부 끝에 우즈벡에 1-4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우즈벡은 결승에 올라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당시 대회와 비교해 선수단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우즈벡은 우승 전력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주전 11명 중 와일드카드 2명을 제외한 9명이 한국전에 나섰던 선수들이다. 벤치에도 한국전 승리의 순간을 함께 했던 선수가 2명더 앉아있다.

최전방 공격수 자비킬로 우린보예프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즈벡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다. 주장 역시 그의 몫이다. 그는 4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득점 순위 2위에 올라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미드필더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도 공수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인 팀의 에이스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시디코프다. 시디코프는 166cm의 단신 미드필더다. 체구가 작음에도 그가 우즈벡의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건 신체조건을 뛰어넘는 축구센스와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우즈벡의 모든 공격은 시디코프의 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린보예프 밑에서 프리롤을 맡으며 공격 전지역을 활동 무대로 삼는다. 시디코프가 어디로 움직이냐에 따라 좌우 풀백과 우린보예프의 위치도 달라진다.

우즈벡이 프리킥을 얻거나 왼쪽에서 코너킥을 얻을 때면 시디코프가 오른발 키커로 나서기도 한다. 날카로운 킥을 때릴 수 있는 능력도 갖춘 선수다. 상대 수비 한둘은 쉽게 벗겨내는 드리블과 공간으로 찔러주는 침투패스도 위협적이다.

시디코프는 지난 1월 한국을 상대로도 맹활약을 펼쳤다. 당시 한국 선수들은 중원에서 움직이는 시디코프를 막지 못해 숱한 위기를 맞았다. 한국 수비수 김진야는 당시 대회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말을 빌려 “우즈벡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상당히 좋아 일대일 싸움에서 절대 지면 안 되는데, 그 부분에서 많이 밀렸었다”라고 상대를 평가했다.

U-23 챔피언십에서 우즈벡을 우승으로 이끈 뒤 시디코프는 A대표팀에도 데뷔했다. 최근 우즈벡이 치른 A매치 3경기에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우즈벡 축구의 한 세대를 이끌었던 세르베르 제파로프를 대체하고 있는 선수다. 이번 시즌 소속팀 코칸드1912에서도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미드필더를 오가며 전 경기 출전했다.

시디코프가 우즈벡의 경기 운영을 담당하는 만큼 그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어하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중원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장윤호와 이승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장윤호와 이승모가 시디코프를 잘 묶는다면 경기는 한국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갈 수 있다.

사진=우즈베키스탄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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