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자카르타(인도네시아)] 김완주 기자= 황의조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오로지 실력으로 정면돌파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절대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겸손과 팀을 위한 희생까지 겸비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득점 선수는 한국의 황의조다. 황의조는 조별리그 포함 4경기를 치르면서 5골을 넣었다. 중요한 순간마다 황의조의 골이 터졌고, 그의 발 끝에서 승리가 만들어졌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이 가장 심했을 선수 역시 황의조다. 김학범 감독이 그를 와일드카드로 선발하자 인맥 축구 논란이 일었다. A대표팀에서도 보여준 게 없는 선수가 과거 김 감독과 성남FC에서 함께 했던 이력 때문에 선발됐다는 게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올 시즌 J리그에서 뛰어난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완전히 무시됐다.
황의조는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실력으로 보여드리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라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대회를 치르며 오로지 실력으로 논란을 무마시켰고, 한국 공격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모든 공격수들은 경기를 준비하며 득점에 초점을 맞춘다. 황의조 역시 마찬가지다. 그도 “골을 많이 넣고 싶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내가 아니라도 골을 넣을 선수가 많다. 팀이 승리하는 길이라면 어느 길이든 좋다”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자신의 득점으로 승리한 경기에서도 동료들을 먼저 치켜세운다. 이란전이 끝나고는 “내가 골을 넣은 것도 있지만 선수들이 정말 잘 막아줬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경기 소감을 이야기했다. 수비수들이 미팅을 많이 하면서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는 “공격수에게 찬스가 왔을 때 득점을 해주는 것이 보답”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를 뛰고 있다.
경기 중에도 황의조는 전방에서 궂은일을 담당한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지만 최전방 수비수의 역할을 겸하기도 한다.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악착같이 따라붙어 공격권 탈환을 노린다. 상대 수비수들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는 것도 황의조의 몫이다. 때로는 측면에서 공을 받아 수비를 끌고 다니면서 동료들이 좋은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기도 한다. 득점 말고도 그가 경기장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많다.
27일 열리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도 황의조의 역할은 중요하다. 우즈벡은 이란과 스타일이 비슷한 팀이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하기 때문에 수비진영에 공간이 많이 날 수 있다. 황의조가 앞에서 싸워주며 연계 플레이를 한다면 동료들에게도 기회가 날 수 있다.
지금 같은 득점 페이스라면 황의조는 이번 대회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득점왕은 그의 관심 밖에 있다. 오직 팀을 생각할 뿐이다.
“득점왕보다 팀 승리에 일조하고 싶다. 득점을 많이 하면 컨디션도 올라오고 좋지만 팀이 승리해 한 계단 한 계단 더 좋은 위치에 가는 것이 더 좋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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