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은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5골을 몰아넣은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김학범 감독의 계획대로 실전을 통해 훈련을 진행 중이다.

1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E조 1차전에서 한국은 바레인을 6-0으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전반 17분 황희조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전반에만 5골을 넣었고, 후반 막판 황희찬의 프리킥 골까지 나오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전반부터 한국은 바레인을 압도했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은 견고했고, 수비적인 역할을 맡은 미드필더 장윤호와 이승모도 안정적이었다. 김진야와 김문환은 국내 훈련에서처럼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고,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은 드리블과 패스로 나상호와 황의조를 지원했다 황의조는 3골, 나상호는 1골을 넣으며 유럽파 없이도 충분히 다득점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후반 들어 경기양상은 달라졌다. 바레인의 공격이 통하기 시작했고, 전반 45분을 한가하게 보냈던 조현우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황인범이 빠지면서 공격의 세밀함도 조금 떨어졌다. 김민재가 나간 이후에는 수비도 흔들렸다.

바레인의 공격이 살아나고 한국의 위력이 떨어진 건 전반에 비해 전방에서의 압박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며 발이 무거워진 탓도 있지만, 김 감독이 전술적인 변화를 주문해 생긴 차이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전후반에 달라진 경기력을 설명하며 “후반에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훈련의 일환이었다”라고 말했다. “상대를 전방에서 압박하지 않고 우리 진영까지 들어오게 한 뒤 볼을 빼앗아 역습에 나서라”라는 게 김 감독이 하프타임에 한 주문이었다.

현재 선수단은 소집된 이후 훈련만 진행했을 뿐 실전을 통해 발을 한번도 맞춰보지 못했다. 훈련을 하는 것과 경기를 치르는 것은 차이가 크다. 출국 전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경기일정이 오락가락 바뀌면 무산됐고, 결국 실전 없이 출국할 수 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출국 당일 취재진을 만나 “우승가능성 70%로 출국한다. 한 경기에 5%씩 올려 결승에 100%로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조직력을 갖춰서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기 후반 변화를 준 것도 출국하면서 예고했던 실전을 통한 훈련의 일환이었다. 조별리그에서는 비교적 약한 상대들을 만나기 때문에 한국이 경기를 주도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진출해 만나게 될 상대들은 공격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김 감독이 의도적으로 압박을 헐겁게 하며 역습을 지시한 것은 이런 상대들을 싸울 때를 대비한 선택이었다.

훈련이었다고 해도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김 감독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17일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과 20일 키르기즈스탄과의 3차전에서도 한국은 실전과 훈련을 병행할 수 밖에 없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려면 로테이션을 가동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선발 명단이 절반 가까이 바뀔 수도 있다. 국내훈련 막바지에 합류한 이승우, 황희찬과 자카르타로 합류한 손흥민도 기존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의 다음 상대는 말레이시아다. 말레이시아는 세트피스에 강점을 보이며 키르기즈스탄은 3-1로 꺾었다. 한국은 16일 하루만 휴식한 뒤 2차전을 치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라며 로테이션을 예고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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