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메수트 외질은 여전히 아스널을 대표하는 스타지만, 가장 자주 비판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아스널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8/2019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를 갖고 맨체스터시티에 0-2로 패배했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는 점, 아스널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부임한 뒤 아직 과도기라는 점 등 몇 가지 변명할 만한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아스널의 경기력은 후반 막판 맨시티가 무너지기 전까지 계속 부진했다. 슈팅 횟수에서 아스널은 맨시티보다 9회 대 17회로 크게 뒤쳐졌다. 유효 슈팅은 3회 대 8회로 더 큰 차이가 났다. 경기 장소는 런던이었지만 90분을 지배한 건 맨시티였다.

아스널의 전설적 수비수 출신으로 방송사 ‘BBC’에 분석을 기고하는 마틴 키언은 이날 아스널의 경기력에 대해 여러 각도로 분석했다. 그 중에는 에메리 감독의 외질 및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활용법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아스널의 패배 요인 중 하나는 측면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렸다는 점이다. 아스널은 왼쪽에 미키타리안, 오른쪽에 외질을 배치했다. 두 선수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론상 오른발잡이인 미키타리안과 왼발잡이인 외질이 안쪽으로 파고들며 플레이할 수 있게 한 건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윙어라고 하기엔 스피드가 느리고, 수비적인 축구에 기여하기에는 수비 가담 능력이 약하다는 건 미키타리안과 외질의 공통점이었다. 키언은 이 점을 지적하며 ‘두 선수 모두 안쪽으로 파고들 많나 여유가 있었지만 그 역할에 잘 어울리는지는 의문이다. 주젭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라면 외질과 미키타리안을 그런 식으로 쓰지 않을 것이다. 둘 다 스피드와 수비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한 명의 레전드 앨런 스미스는 외질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스미스는 “외질이 우나이 에메리 감독에게 화답하느냐, 그러지 않느냐가 문제다. 수 년 동안 외질은 무기력하게 공을 잃어버려서 팀을 어려움에 빠뜨리곤 했다. 에메리 감독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외질이 개막전에서 남긴 수치는 나쁘지 않았다. 공을 잡은 횟수는 팀 내에서 4번째로 많은 수준이었으며 공격진 중에서는 가장 많았다. 동료의 슛을 이끌어 낸 패스는 2회로 미키타리안과 함께 경기 최다 기록이었고, 패스 성공률 78%는 공격형 미드필더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했다.

그러나 수치와 별개로 외질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목되는 폭발력 부족, 무기력해 보이는 플레이가 이날도 반복됐다. 후반 40분 아스널이 모처럼 주도권을 잡고 몰아치고 있을 때, 상대 수비 라인 너머에 멍하니 서 있다가 좋은 기회를 오프사이드로 무산시킨 상황이 대표적이었다. 성공률과 별개로 미키타리안이 수비 시도를 8회 기록한 반면 외질은 겨우 1회였다는 점도 문제였다. 맨시티의 두 골 모두 왼쪽 공격, 즉 외질이 있는 방향을 공략한 결과 나왔다.

외질은 아직 30세에 불과하지만 지난 수년간 조금씩 경기력이 저하돼 왔다. 올여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과 함께 경험한 실패,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관련된 논란 끝에 대표팀에서 은퇴한 사건 등 개인적인 부침도 있었다.

에메리 감독은 단단한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이다. 외질의 수비 가담이 계속 부족하다면 기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스미스의 분석이다. 스미스는 “팀의 새로운 정책에 외질이 자신을 맞춰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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