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반갑다. 한국과 가장 인연이 깊은 빅 리그,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리그인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가 돌아온다. 새 시즌, EPL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새로운 얼굴들을 여러분께 소개한다. 잉글랜드 축구만 보느라 다른 리그는 잘 몰랐던 분들이라면 여기 소개된 선수들을 잘 기억해두시길. 낯선 선수 선수의! 낯선 향기에!

미드필드 재구성이 시급했던 두 명문 구단, 첼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중원 강화에 큰돈을 투자했다. 첼시는 나폴리에 5,700만 유로(약 738억 원)를 지불하고 조르지뉴를 영입했다. 맨유는 샤흐타르도네츠크에 5,900만 유로(약 764억 원)를 내고 프레드를 영입했다.

이번 시즌 EPL에 합류한 미드필더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두 선수다. 둘 다 브라질 출신이지만 스타일은 크게 다르다.

조르지뉴는 태생만 브라질일 뿐 가진 능력도, 나폴리에서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과 함께 보여줬던 축구도 ‘유럽형’이다. 차비 에르난데스와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반반 섞은 선수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한때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공격 가담을 하던 조르지뉴는 사리 감독의 역삼각형 중원에서 레지스타, 즉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조르지뉴는 나폴리에서 세리에A는 물론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패서 중 하나였다. 차비가 유럽을 떠난 지금 세계에서 가장 패스 횟수와 성공률이 높은 선수라고 봐도 된다. 안정감 있는 패스만 하는 게 아니라, 동료와 계속 공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위치를 점점 전진시키다가 결정적인 스루 패스를 날리는 능력도 있다. 그럴 때 보면 부스케츠보다 안드레아 피를로에 가까워 보인다. 브라질 태생이지만 이탈리아에서 오래 뛰며 이탈리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린 선수다운 플레이스타일이다.

첼시에는 스타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 세스크 파브레가스, 대니 드링크워터가 있다. 이들 중 조르지뉴처럼 지능적으로 후방에서 경기를 조립할 줄 아는 선수는 없었다. 사리 감독은 조르지뉴 영입을 통해 첼시의 플레이스타일을 ‘역습 중심’에서 ‘경기 지배’로 바꿀 수 있게 됐다.

프레드는 흔히 생각하는 브라질 미드필더의 플레이스타일에 더 가까운 선수다. 패스 성공률이 아주 높은 건 아니지만 킬 패스를 즐겨 하고 상대의 허를 찌를 줄 아는 창의적인 선수다. 드리블 전진 능력, 왼발 중거리 슛 능력도 갖췄다. 수비할 땐 지능적으로 자리를 지키기보다 상대 공을 빼앗으려 덤벼드는 경우가 많다. 수비와 공격 능력이 조화를 이룰 때, 프레드는 직접 태클로 공을 따낸 뒤 곧장 드리블로 역습을 전개할 수 있는 선수다. 조르지뉴가 후방 플레이메이커라면 프레드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에 가깝다.

프레드의 숙제는 맨유 역사상 프레드보다 비싸게 영입한 유일한 미드필더, 즉 폴 포그바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프레드의 경기 방식과 능력은 자칫 잘못하면 포그바와 겹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우려보다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ESPN’은 우크라이나와 잉글랜드 축구 전문 기자의 의견을 조합해, 프레드가 포그바보다 더 수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이므로 오히려 조화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미드필더 세 명을 역삼각형으로 세웠을 때 포그바는 왼쪽, 프레드는 오른쪽을 좋아하므로 전술적으로 조화시키는 것도 쉽다는 것이다.

브라질 대표 선배 지우베르투 시우바도 프레드의 성공을 예상했다. 시우바는 EPL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다. 시우바의 의견은 “프레드는 6번과 8번의 중간 정도다”라는 것이다. 6번은 수비형 미드필더, 8번은 공수를 모두 아우르는 미드필더를 상징한다. 명백한 8번이라고 볼 수 있는 포그바보다 더 수비적인 선수라는 뜻이다. 시우바는 “프레드는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심지어 윙어도 소화한다. 진정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로서 마지막 패스가 아주 뛰어나다. 프레드와 함께 한다면 포그바도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르지뉴, 프레드 외에 EPL로 새로 합류한 대표적인 미드필더는 나비 케이타와 파비뉴(리버풀), 마테오 코바치치(첼시), 루카스 토레이라(아스널), 안드레 고메스(에버턴), 이브 비수마(브라이턴), 스튜어트 암스트롱(사우샘프턴), 주앙 무티뉴(을버햄턴), 장 미셸 세리(풀럼) 등이 대표적이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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