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아스널은 아르센 벵거 감독과 함께 ‘아름다운 축구’를 표방해왔다. 새로 부임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보다 현실적이다. 11명 전체가 공격하고, 함께 수비하는 축구를 원하고 있다.

아스널은 22년만에 벵거 감독과의 동행을 끝냈다. 2018/2019시즌부터는 에메리 감독과 함께 새 출발에 나선다. 에메리 감독은 아스널에 부임한 뒤 11주동안 팀에 자기 색깔을 입히는 데 주력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도 자진해서 팀에 조기합류하며 새 전술 적응에 주력했다.

에메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이전까지 아스널이 했던 축구와는 조금 다르다. 에메리 감독은 기본적으로 4-2-3-1 또는 4-3-3 포메이션을 선호한다. 측면을 넓게 활용하며, 측면 풀백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는다. 대신 풀백의 수비부담은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이 내려와 덜어준다.

선수들의 세세한 움직임이 중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과거 벵거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은 그리 세세하지 않았다. 큰 틀 안에서 선수들에게 자유를 부여했고, 경기 중에도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메리 감독은 훈련 중에도 선수들에게 많은 지시를 하며, 경기 중에도 터치라인 가까이 나와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에메리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의 스타일은 경기를 주도하고, 공의 위치를 우리가 컨트롤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간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전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원하는 축구를 경기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경기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을 때 재빨리 찾아오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에메리 감독은 압박을 강조한다. 중앙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상대와 싸워주는 루카스 토레이라는 이런 역할에 적합한 영입이었다.

벵거 감독 시절에도 아스널은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그러나 압박의 강도는 전반에만 강하게 유지됐을 뿐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떨어지며 상대를 쉽게 풀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프리시즌 경기에서 아스널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후반 30분 이후에도 모든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현대 축구에서는 포지션에 따른 선수들의 역할이 명확히 나뉘어지지 않는다. 공격수는 최전방 수비수가 되고, 골키퍼도 빌드업의 시작을 담당한다. 에메리 감독이 원하는 축구도 이런 모습이다. 그는 “우리가 공격작업을 할 때, 골키퍼도 함께 해야 한다. 골키퍼가 공격의 첫 주자”라고 강조했다.

반대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공격수들은 상대 골키퍼가 공을 잡았을 때 적극적으로 접근해 빌드업을 방해해야 한다. 그는 “우리가 수비를 하는 상황에서 공격수들이 ‘우리는 골키퍼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뛰길 원한다. 공수 모든 상황에서 전체 선수들이 같은 느낌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에메리 감독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 선수들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스널은 프리시즌 5경기에서 4승 1패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의 경기도 1-1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졌다.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 헨리크 미키타리안, 메수트 외질,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등 공격수들은 전방압박을 활발히 하며 달라진 아스널 축구를 예고했다.

“더 발전되고, 개성 있는 팀으로 승리하고 싶다”라는 게 에메리 감독의 목표다. 새 감독과 새 전술, 새로운 선수들의 영입으로 아스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아스널은 13일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시티와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에메리 감독은 이 경기를 통해 우려의 시선을 기대로 바꿔놔야 한다.

사진= 아스널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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