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그리주(Grizou) 앙투안 그리즈만은 지주(Zizou) 지네딘 지단이 20년 전에 걸었던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프랑스 대표팀 에이스 그리즈만은 15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프랑스는 우승을 갈망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그리즈만이 있다. 프랑스는 20년 전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월드컵 준우승만 한 차례 했을 뿐이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자국에서 한 ‘유로 2016’을 앞두고 팀 중심으로 그리즈만을 선택했다. 카림 벤제마가 아닌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만드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리즈만은 역습에 매우 능한 선수고 수비도 헌신적으로 한다. 데샹은 프랑스가 점유하며 상대를 무너뜨릴 때보다 단단하게 수비하며 빠르게 역습할 때가 더 강하다고 생각했다.

 

그리즈만은 ‘유로 2016’에서 절반만 성공했다. 팀을 결승에 올려놓는 데는 성공했으나 결승전에서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포르투갈과 결승에서 만났지만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프랑스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된 포르투갈에 0-1로 패했다.

러시아에서는 다르다. 그리즈만은 ‘유로 2016’보다 더 강한 리더십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3골과 도움 2개를 기록했다. 그리즈만은 공격적과 수비에서 모두 팀에 기여했다. 16강 아르헨티나, 8강 우루과이, 4강 벨기에와 한 경기에서 모두 상대 공격수를 추격해 태클하는 장면이 나왔을 정도다.

 

그리즈만은 결승에서도 2년전 결승에서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프랑스는 크로아티아보다 강한 전력을 갖췄으나 결승전은 다른 경기와는 다르다. 스타나 영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지단도 ‘1998 프랑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퇴장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승전에서 2골을 넣으며 영웅이 됐었다.

 

프랑스는 그리즈만이 다른 유형의 지단이 되길 바란다. 지단의 별칭인 지주와 그리즈만의 이름을 합쳐 그리주라는 별명이 만들어진 이유가 여기 있다. 프랑스 대표팀은 평균연령이 만 26세일 정도로 젊다. 그리즈만이 중심에 서서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 20년전 지단처럼 전반에 골을 넣는다면 우승컵이 프랑스로 갈 확률은 높아진다.

 

그리즈만은 개인적으로도 우승을 할 이유가 분명하다. 그리즈만은 ‘유로 2016’에서 준우승을 거둔 뒤 고개를 숙였었다. 2015년 11월 13일 테러가 일어났었던 생드니 경기장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려 상처를 씻길 바랐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파리 테러 당시 그리즈만의 누나 모는 사상자가 가장 많았던 바타클랑 극장에 있다가 극적으로 생환하기도 했었다.

“동생이 그날 있었던 일을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리즈만은 20년 동안 갈망해온 우승컵을 들어올려 프랑스 축구팬과 테러로 상처 받았던 시민과 가족을 위로할 수 있다. 알제리 이민자 2세인 지단은 20년전에 월드컵을 들어올려 사회 통합의 상징이 됐었다. 그리즈만은 다른 측면에서 노력과 위로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그리주는 지주에 가까이 가길 바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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