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러시아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염원하던 결승 진출, 나아가 우승도전에는 실패했지만 빈손으로 러시아를 떠날 순 없다.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크레스톱스키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2018 러시아월드컵’ 3/4위전이 열린다. 벨기에는 프랑스에, 잉글랜드는 크로아티아에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두 팀은 아직까지 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한 적이 없다. 벨기에는 1986년 결승 진출에 실패한 뒤 4위로 대회를 마무리 했고, 잉글랜드는 1990년 대회에서 4위에 그쳤다. 이번엔 3위를 양보할 수 없다.

 

#”유종의 미를 위해” 이번엔 제대로 붙는다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이미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두 팀은 한 조에 속해 G조 3차전에서 붙었다. 당시 결과는 벨기에의 1-0 승리. 아드낭 야누자이가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벨기에를 조 1위로 이끌었다.

진검승부는 아니었다. 두 팀 모두 16강 진출이 결정된 상황에서 만난 터라 힘을 뺏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앞선 2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던 선수들을 내보냈다. 이름값에 비해 보는 재미도 떨어졌다.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3/4위전은 타이틀이 걸린 경기다.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월드컵에서 3위에 도전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벨기에 축구 역사상 이런 기회는 1986년 한 번뿐이었고, 그땐 4위에 그쳤다”라며 3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벨기에에 패하며 체면을 구겼다. 월드컵 전까지 두 팀의 상대 전적은 15승 5무 1패로 잉글랜드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베스트 전력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자신감에 생채기가 날만 하다. 잉글랜드는 다시 벨기에를 꺾고 우세를 이어가길 원한다.

두 팀 모두 비교적 젊은 선수단을 꾸려 월드컵에 나왔다. 현재의 주축들은 다음 월드컵에서도 전성기 기량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가 새로운 세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3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면 젊은 선수단은 다음 대회까지 이어질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다.

 

#’3/4위전’이라 쓰고, ‘EPL 올스타전’이라 읽는다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경기에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EPL 올스타전이다.

잉글랜드는 23명 엔트리 모두를 국내파 선수들로 꾸렸다. 지난 대회에서는 프레이저 포스터 골키퍼를 제외한 22명이 국내파였다. 토트넘홋스퍼,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맨체스터시티 등 상위권 팀 소속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 대니 로즈, 키어런 트리피어, 에릭 다이어, 델레 알리 등 가장 많은 대표 선수를 배출했다.

벨기에 역시 선수단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EPL을 주 무대로 삼는다. 주전의 대부분이 EPL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후방을 지키는 티보 쿠르투아부터 수비수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베이럴트, 미드필더 케번 더브라위너, 마루앙 펠라이니까지 모두 익숙한 선수들이다. 에이스 에덴 아자르와 최다 득점자 로멜루 루카쿠 역시 EPL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벨기에에는 전직 EPL 출신들도 있다. 과거 맨유에서 뛰었던 아드낭 야누자이, 첼시에서 임대간 미시 바추아이, 아스널에서 뛰었던 토마스 페르말런이 항상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

 

#명예로운 득점왕에 도전한다

잉글랜드에는 득점 랭킹 1위 케인(6골)이, 벨기에에는 2위 루카쿠(4골)가 있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에서 갑자기 골을 몰아넣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한 득점왕은 둘 중 한 명에게 돌아간다.

두 선수 모두 EPL을 대표하는 골잡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많은 골을 넣고 있지만 확실한 임팩트를 주진 못하고 있다. 두 선수가 넣은 골을 더하면 10골. 이중 9골이 조별리그에서 파나마와 튀니지를 상대로 나온 득점이다. 케인은 파나마에 3골, 튀니지에 2골을 넣었고, 루카쿠는 2골씩을 넣었다. 케인이 콜롬비아전에서 넣은 골은 페널티킥이었다.

토너먼트가 시작되면서 상대하는 팀의 수준이 올라가자 두 선수 모두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역대 월드컵 득점왕 중 가장 인상적이지 않은 득점왕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괜한 게 아니다. 3/4위전에서 골을 넣으면 평가를 조금이나마 뒤집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