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크로아티아 축구 사상 최고 업적이다. 그동안 팀의 중심에서 맹활약해온 루카 모드리치에 이어 잉글랜드 격파를 이끈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페리시치 역시 크로아티아의 영웅이 됐다.

1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을 치른 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선제골은 전반 5분 잉글랜드의 키에런 트리피어가 넣었다. 그러나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의 동점골, 연장 후반 4분 마리오 만주키치의 역전골로 크로아티아가 승부를 뒤집었다.

사상 첫 결승에 진출한 크로아티아는 16일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프랑스와 우승을 다툰다. 잉글랜드는 14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3위 결정전을 치른다.

16강과 8강을 모두 승부차기 혈투 끝에 통과한 크로아티아는 초반부터 고전했다. 크로아티아의 장점인 미드필드 플레이가 잘 되지 않으면서 잉글랜드의 차분한 수비를 공략하기 힘들어졌다. 후반 들어 조금씩 공격 빈도를 늘렸지만 만주키치가 잉글랜드 스리백에 봉쇄당한 상태에서 결정적인 기회가 잘 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에 희망을 보여준 선수가 페리시치였다. 페리시치는 ‘골 넣는 윙어’다. 측면에서 플레이를 시작하지만 중앙으로 이동하며 오른발, 왼발, 머리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루트로 골을 넣는다. 일종의 ‘보급형 호날두’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스타일을 갖고 있다. 시메 브르살리코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들 때 절묘한 동작으로 잉글랜드 수비수들의 사각에 숨어 있다가 헤딩을 해야 할 정도로 높은 공에 발을 살짝 대 골로 만들었다.

역전골은 페리시치와 만주키치의 합작이었다. 경기 내내 잉글랜드 스리백 사이에 갇혀 있던 만주키치는 후반 37분에야 첫 슈팅을 날리며 모습을 보였다. 연장전 후반, 잉글랜드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을 향해 페리시치가 뛰어올랐다. 페리시치의 집요한 헤딩 패스를 만주키치가 재빨리 포착해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크로아티아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선수는 단연 다보르 수케르 현 축구협회장이다. 수케르 회장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4강 돌풍을 이끄는 동시에 6골을 터뜨려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페리시치와 만주키치는 나란히 월드컵 통산 4골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2골, 이번 대회에서 2골을 넣었다. 수케르에 이은 크로아티아 사상 월드컵 본선 득점 공동 2위다. 성적은 수케르 세대를 뛰어넘었다. 크로아티아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끈 두 선수는 이미 크로아티아 축구의 전설이다. 페리시치는 잉글랜드전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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