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의 결승 티켓은 한 장만 남았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가 남은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누가 이기든 역사가 쓰여진다.

12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2018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전이 열린다. 결승 한 자리는 이미 프랑스가 가져갔다. 두 팀 중 승리하는 팀만이 16일 다시 루즈니키 스타디움으로 돌아와 월드컵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 모두 우승후보로 꼽히던 팀은 아니었다.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브라질, 벨기에 등이 탈락했고, 대진 운도 따르며 준결승까지 올랐다. 우승후보 대신 다크호스 정도로 거론되던 팀들이 결승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사상 첫 결승행을 노린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4강에 진출한 이후 20년 만에 최고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역대 최고 성적을 새로 쓰게 된다. 크로아티아를 지탱하는 힘은 루카 모드리치, 이반 라키티치, 마리오 만주치키 등 황금세대들이다.

이들은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세계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크로아티아를 4강까지 끌어올렸다. 세 선수 모두 서른을 넘었기에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크로아티아 황금세대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월드컵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대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28년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 현지는 52년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는 기대감에 이미 축구분위기다. 준결승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여러 징크스도 차례로 깼다. 16강에서는 콜롬비아를 상대로 월드컵 첫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고, 8강에서는 숙적 스웨덴을 무너뜨렸다.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우승이 없었던 잉글랜드가 ‘축구종가’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잉글랜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젊은 잉글랜드를 만들었다. 평균 연령 26세의 젊은 삼사자 군단은 마이클 오언, 스티븐 제라드, 데이비드 베컴, 애슐리 콜 등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레전드들도 해내지 못한 월드컵 4강 진출을 일궈냈다.

 

크로아티아와 잉글랜드의 대결은 세트피스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 성공적인 세트피스 전략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잉글랜드가 넣은 11골 중 8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주전 스트라이커 해리케인 뿐 아니라 센터백 존 스톤스와 해리 맥과이어도 공격에 가담해 골을 넣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를 보며 얻은 힌트가 세트피스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세트피스에 약하다. 이번 대회에서 내준 4골 중 3골을 세트피스 상황에서 허용했다. 수비를 책임질 시메 브르살리코와 다니엘 수바시치 골키퍼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도 걱정거리다. 게다가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크다. 크로아티아는 16강과 8강 모두 120분 연장 혈투를 치렀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도 “우리는 6일동안 120분 경기를 2번이나 했다. 에너지 소모가 매우 심하다”라며 걱정했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집중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강한 수비집중력이 요구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크로아티아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경기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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