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무언가 엄청나게 특별한 감정이다.” (디디에 데샹, 월드컵 결승 진출 후)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앙투안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팀을 만들었고, 자신이 옳았다는 사실을 거의 증명했다.

 

데샹이 이끄는 프랑스 대표팀은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벨기에를 1-0으로 꺾고 사상 세 번째로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이후 12년만이다. 메이저 대회로 대상을 넓히면 ‘유로 2016’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다. 프랑스는 당시 포르투갈에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었다.

 

“4강 이상으로 가지 못하면 데샹은 실패한 것이다.”

 

한 프랑스 기자는 대회 전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보다 못한 게 하나도 없다”라고 설명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데샹 지도력과 전술에 의문을 표한 이는 생각보다 많았다. 데샹은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유로 2016’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색깔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성기인 카림 벤제마를 뽑지 않고 올리비에 지루를 중용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데샹 감독은 벤제마, 사미르 나스리와 같이 당시 최전성기 선수를 뽑지 않아 비난에 시달릴 때마다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나는 프랑스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23명을 뽑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샹은 아무리 기량이 좋더라도 팀 분위기를 해할 수 있는 선수는 선발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벤제마와 그리즈만 사이에서 그리즈만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이후 벤제마가 대표팀 동료인 마티외 발부에나를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회부되자 데샹은 이후로 벤제마를 선택하지 않았다. 벤제마는 당시 팀 핵심이었다. 이후 데샹은 그리즈만을 팀 중심으로 삼았다.

 

그리즈만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일단 그리즈만은 역습 축구에 적합한 선수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서 강한 전방 압박과 역습 그리고 세트피스 능력으로 인정 받았다. 데샹은 점유하는 축구가 아닌 빠르게 역습하는 축구를 선택했다. 두 번째는 젊음이다. 그리즈만은 1991년생이다. 데샹은 1990년 이후 태어난 선수를 중용하며 그 중심에 그리즈만을 세웠다.

 

프랑스는 최종엔트리 평균연령은 만 26세다. 잉글랜드와 함께 두 번째로 어린 팀이었다. 선발로 나서는 선수들 평균연령은 더 낮다. 위고 요리스와 올리비에 지루를 제외하면 모두 1990년 이후 출생자다. 이들은 어리지만 경험이 많은 ‘애늙은이’다. 프랑스는 그렇게 젊어지고 빨라졌다.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고전했으나 토너먼트 진출한 이후에는 속도로 상대를 제압했다. 그리즈만은 3골과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우리 선수들이 매우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은 어리지만 정신력이 매우 강하다.”

 

데샹이 그린 설계도는 어느새 근사한 틀을 갖춘 건물이 됐다. 그리즈만을 중심으로 한 기둥들도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음밥페와 같은 이들은 화려함을 더했다. 노엘 르 그라에 프랑스축구협회장이 16강을 앞두고 "어떤 일이 있어도 데샹과 함께 간다"며 데샹을 지지했던 이유가 명확해졌다.

 

데샹은 별명이 ‘장군’일 정도로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였다.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지네딘 지단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렸었다. 그는 20년 만에 다시 한 번 월드컵을 들어올릴 가능성을 높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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