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그라운드 위에는 11마리 (프랑스) 개가 있었다." (사뮈엘 움티티, 경기 후 인터뷰)

 

수비가 단단한 팀이 이긴다. 프랑스가 견고한 수비로 벨기에를 누르고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으로 갔다.

 

프랑스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벨기에와 한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1-0으로 이기며 사상 세 번째로 결승에 진출했다. 사뮈엘 움티티가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프랑스는 ‘1998 프랑스 월드컵’, ‘2006 독일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 번 결승에 진출하며 두 번째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두 팀 모두 세계 최고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차이는 수비에서 나왔다. 프랑스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다시 한 번 2선 측면에 중앙 미드필더 성향이 강한 블래즈 마튀디를 넣었다. 마튀디는 전방에서부터 압박했고 은골로 캉테와 폴 포그바도 중원에서 벨기에 공격진을 적극적으로 막았다. 라파엘 바란, 사뮈엘 움티티, 벵자망 파바르, 뤼카 에르난데스도 흔들림 없이 경기했다. 경기 전 "11마리 개를 보게될 것"이라는 에르난데스의 이야기 그대로였다. 

 

공을 빼앗은 뒤 보여준 모습이 경기 결과를 갈랐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프랑스를 압박하기 위해 미드필더에 마루안 펠라이니, 악셀 비첼, 무사 뎀벨레를 넣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비력과 활동력이 좋은 벨기에 미드필더들은 프랑스 역습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수비진에 부담을 줬다. 수비가 부담을 받으니 시간이 갈수록 벨기에 공격도 무뎌졌다. 최전방 로멜루 루카쿠는 거의 기회를 잡지도 못할 정도였다.

 

경기 초반을 지배한 것은 벨기에였다. 벨기에는 에덴 아자르와 케빈 더브라위너를 앞세워 프랑스를 위협했다. 벨기에는 프랑스 수비벽을 두드리며 기회를 노렸고 몇 차례 코너킥을 얻어냈다. 전반 21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왼발 터닝슛을 날렸다. 프랑스는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이것을 가까스로 쳐내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로도 벨기에는 공세를 이어갔으나 전반 초반만은 못했다.

 

프랑스는 수비가 자리 잡으면서 빠른 역습으로 벨기에를 괴롭혔다. 포그바, 캉테에서 시작해 그리즈만으로 거쳐 킬리앙 음밥페에게 가는 패스는 매우 매끄럽고 빨랐다. 전진해 있던 벨기에 수비는 프랑스 역습 속도에 부담을 느꼈다. 음밥페가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나오기도 했다. 음밥페는 전반 33분 올리비에 지루, 전반 39분에는 파바르에게 거의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후반에도 벨기에가 기세를 먼저 올렸으나 골은 프랑스가 넣었다. 후반 6분 그리즈만이 올린 코너킥을 움티티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이후부터는 프랑스와 벨기에가 큰 차이를 보였다. 벨기에는 공격적으로 나오다 공을 많이 빼앗겼고 프랑스 간결한 역습에 고생했다. 프랑스는 그리즈만이 많이 뛰면서 역습의 고리가 됐고 음밥페가 패스를 받아 창의적으로 돌려주면서 빠르게 벨기에 진영으로 넘어갔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든 결정을 짓고 내려오려고 했다.

 

대등한 상황에서도 프랑스 견고한 수비와 빠른 역습에 고생하던 벨기에는 한 골을 내준 뒤에는 더더욱 분위기를 돌리지 못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드리스 메르턴스, 야닉 페레이라 카라스코, 미시 바추아이를 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려 했으나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벨기에는 점유율은 프랑스보다 높았으나 슈팅 숫자에서는 9대19로 밀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을 더 내줄 수도 있었다.

 

프랑스가 벨기에를 맞아 얼마나 수비를 잘했는지는 기록이 보여준다. 프랑스는 벨기에 공을 44회 가로챘으며(벨기에 33회), 태클은 16번(벨기에 15회)이나 했다. 위험 지역에서는 신속하게 30번(벨기에 14회)이나 공을 걷어냈다. 결국 프랑스는 공을 내주고 경기를 주도했고, 역사상 세 번째로 결승전으로 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