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대한축구협회(KFA)는 아직 후임 감독 인선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는데 해외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펠리페 스콜라리와 접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3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은 대한축구협회가 스콜라리 전 광저우헝다 감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구 전문매체 ‘골닷컴’은 스콜라리 감독 대리인과 만나 스콜라리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바라고 있으며 KFA와 협상을 시작하는 단계라고 보도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4일 공식성명을 내고 “스콜라리 감독과 접촉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사실 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양측 모두 사실에 입각해서 말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다만 외국 언론에서 언급한 ‘스콜라리 측과 만난 KFA’는 축구협회가 아니라 한국 감독 선임 작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별 에이전트일 가능성이 크다.

 

축구협회는 오는 5일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를 열어 후임 감독 인선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기술위원회 대신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를 만들면서 감독 선발에 관한 전권을 줬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에 있는 한 위원은 외국인 감독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에 “회의도 안 했는데 어떻게 후보가 있을 수 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축구협회가 4일 내놓은 공식성명도 같은 맥락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 2일 ‘풋볼리스트’와 한 전화통화에서도 “아직 축구협회는 어떤 에이전트에게도 위임장을 주거나 협조를 부탁한 일이 없다. 하지만, 에이전트이기 때문에 그런 사실이 없어도 스스로 몇몇 후보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도 있다. 축구협회가 전혀 부탁한 사실이 없다는 것은 명확하다”라고 했었다.

 

에이전트는 먼저 움직여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이고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미리 후보자와 접촉할 수도 있다. 브라질 언론은 어쨌든 한국 대표팀 감독 이야기가 오가고 있으니 이런 움직임을 KFA가 기획한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사안을 보는 입장, 정보 차이 때문에 생긴 일이다.

 

한 선수를 보러 해외팀 스카우트가 왔다고 해서 그 구단이 공식적으로 관심을 가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적 시장이 열리면 ‘**구단이 XX선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와도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축구협회는 5일 회의를 한 뒤에도 감독 선임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고 했다. 계약이 끝난 신태용 감독에 대한 평가부터 마친 뒤 후임 인선에 관한 방향을 잡을 예정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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