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스웨덴은 계획대로 ‘지독한’ 축구를 펼쳐 ‘2018 러시아 월드컵’ 8강으로 갔다.

 

스웨덴은 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위스와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21분 에밀 포르스베리가 슈팅한 공이 상대 수비 아칸지 발에 맞고 굴절돼 들어간 게 결승골이 됐다. 스웨덴은 지난 ‘1994 미국 월드컵’ 이후 24년만에 8강에 올랐다.

 

트릭은 없었다. 스웨덴은 철저히 준비한 축구로 스위스를 눌렀다. 야네 안데르손 감독은 단단한 수비와 역습을 하는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스웨덴은 개인 기술이나 기량에서는 스위스에 조금 밀렸으나 조직력과 경기력에서는 밀리지 않았다. 스웨덴은 스위스보다 조금 더 많이 뛰었고(105km / 103km), 조금 더 악착같이 수비했다.

 

스웨덴은 유사한 축구를 펼치는 스위스를 맞아 좀 더 지독하게 축구했다. 스웨덴은 공격적으로는 스위스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훨씬 더 좋았다. 점유율을 73%까지 내줬으나 공을 46회(스위스 26회)나 탈취하면서 공격의 맥을 끊었다. 스웨덴은 수비지역에서 클리어링도 33회(스위스 15회)나 했다.

 

유려함보다는 실리를 잡았다. 스웨덴은 위험지역에서 공을 빼앗았을 때도 무조건 역습으로 연결하기 보다는 위험 상황을 벗어나는데 초점을 맞췄다. 포르스베리를 이용한 역습을 할 수 있을 때는 전진패스를 내고 그렇지 않을 때는 일단 멀리 걷어냈다. 기술이 좋은 스위스 선수들에게 재차 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스웨덴이 90분 동안 패스 270개(스위스 600개)만 시도해 이중 198개만 성공한 이유가 여기 있다. 스웨덴은 짧고 정확한 패스보다는 공을 가로챈 뒤 모험적인 패스 혹은 롱패스로 공격을 이어갔다. 최소한의 인원으로 공격하고 수비적인 부담도 줄이려 했다. 결과적으로 경기 내용은 투박할 수밖에 없었다.

 

상대에 따라 변화를 주는 팀도 있지만 스웨덴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안데르손 감독이 여전히 득점력이 좋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제외하고 팀을 꾸린 이유가 여기 있다. 스웨덴은 11명이 조직적으로 뛰며 상대에 맞선다. 재미는 조금 없지만 이길 확률은 높아진다. 스웨덴은 한국과 멕시코를 꺾었고 스위스까지 이겼다.

 

“우리는 스위스에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다. 우리가 함께 이룬 것을 보시라. 감격스럽고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포르스베리)

 

아름다운 축구가 이기는 게 아니다. 결과가 아름다움의 유무를 결정한다. 스웨덴 축구는 스웨덴 팬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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