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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라이브] 이겨도 우는 손흥민, 눈물은 에이스의 숙명이었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28 07:50

[풋볼리스트=카잔(러시아)] 김정용 기자= 손흥민이 경기마다 흘린 눈물은 대회 내내 국내뿐 아니라 외신에서도 주목하는 한국의 대표적 장면이었다. 독일을 꺾은 후, 한 외신 기자가 국내 취재진에게 다가와 물었다. “왜 이겼는데 울어?”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2연패로 분위기가 암울해진 뒤 거둔 극적인 승리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은 한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승점 3점,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F조에서 16강에 오른 팀은 스웨덴과 멕시코다.

손흥민은 이날도 눈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상당한 기성용 대신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수비적인 운영을 한 한국에서 고군분투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김영권의 코너킥 득점으로 앞서나간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독일이 총공격을 하느라 골문을 비워놓은 사이 주세종의 롱 패스를 쓱 밀어 넣어 쐐기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2골을 기록했다.

승리한 뒤 손흥민이 펑펑 우는 모습은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를 연상시켰다. 네이마르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승리한 뒤 눈물을 흘려 화제를 모았다. 두 팀 공격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지명도 역시 압도적인 에이스들은 승리 이후 눈물을 흘리며 월드컵이 얼마나 큰 감정적 동요를 가져오는 무대인지 확인시켜줬다. 손흥민은 패배했을 때도, 승리했을 때도 눈물을 보이며 어느 선수보다 감성적인 월드컵을 치른 스타다.

손흥민은 경기 후 “동료들이 고마워 울었다. 월드컵 부담감은 없을 수가 없다. 그 부담감을 선수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고마웠다.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웠고 국민들의 응원에 감사하는 표시로 울게 됐다”라고 말했다. 동료들에게 감사했다는 말은 진심이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월드컵의 중압감과 싸우느라 매 경기 힘겨워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손흥민은 다른 이야기 중 “국민들께서 최선을 다한 것을 알아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한 번 더 월드컵의 부담감이 얼마나 큰지 드러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부진했을 때 얼마나 큰 비판을 받는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몸소 체험한 선수 중 하나다. 대부분 승승장구했던 손흥민의 축구 일생에서 가장 큰 실패가 월드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앞선 인터뷰에서 “월드컵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제는 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독일전은 주장 완장을 찼기에 짐이 더 컸다. 손흥민은 “선수들의 의지가 컸다. 오늘 주장을 맡았지만 (기)성용이 형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고 있었다. 경기에 뛰는 선수들과 안 뛰는 선수 모두 격려해줬고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했다. 동료들의 의지가 컸다”라고 말했다.

인간은 시련을 통해 성장한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황희찬의 모습에서 철없는 용기를 본다며, 4년 전 자신이 그랬다고 말한 바 있다. 4년 전 실패를 통해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에 걸려 있는 기대가 클럽 축구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손흥민은 인터뷰 멘트도 과거에 비해 매우 신중해졌고, 동료를 배려하는 말을 부쩍 많이 한다. 이날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한 주장 기성용 역시 충동적이던 과거 성격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동료를 챙기며 팀 분위기를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을 보여 왔다 실패의 경험에서 비롯된 리더십이라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독일에서 프로 데뷔해 5년 간 선수로 뛰었다. 독일에서 잘 알려진 스타다. 손흥민은 "독일 대표팀과 경기하는 것은 인생의 꿈이었다. 월드컵에서 독일을 만나 이기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나 혼자 이뤄낸 승리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편 손흥민은 신태용 감독에 대해 ”아버지 같은 분이다. 좋은 성적을 못 내셨지만 내겐 멋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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