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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 라이브] 은퇴 시사한 구자철, 그는 월드컵을 4년간 치렀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6.28 07:30

[풋볼리스트=카잔(러시아)] 김정용 기자= 구자철은 ‘2018 러시아월드컵’을 마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시사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힘겨운 가운데 월드컵에서의 명예회복을 위해 달려온 구자철은 짐을 내려놓고 싶어 한다.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2연패로 분위기가 암울해진 뒤 거둔 극적인 승리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잡은 한국은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승점 3점,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F조에서 16강에 오른 팀은 스웨덴과 멕시코다.

구자철은 이 경기에서 손흥민의 공격수 파트너로 출장했다. 공격보다 철저하게 수비에 신경 썼다. 수비 상황에서 미드필드로 내려가 4-5-1 포메이션으로 변환하는 전술의 핵심이었다. 구자철은 엄청난 활동량, 연계 플레이로 소박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하다 후반 11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경기 후 구자철은 뜻밖의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은퇴를 확정한 건 아니지만 몸 상태를 고려할 때 이번 대회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여정이 될 거라고 마음을 정했다고 했다. “제 무릎이 버텨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던 것도 사실이고 좀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마음속으로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야기를 해봐야 될거 같다.”

구자철은 지난 4년 동안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이제야 털어놓을 수 있었다. 한국 선수들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로 부진했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도덕적 비난까지 받으면서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렸다. 구자철, 기성용, 손흥민, 김영권 등 4년 전 상처를 받은 멤버들에게는 명예회복이 필요했다.

“4년의 시간이 쉽지 않았다. 2014년 월드컵이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이고 제 커리어에 있어서 힘든 시기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다. 가정이 생기고 애가 태어난 뒤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다. 내가 반전을 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구자철은 독일분데스리가에서 자리잡고 프로 선수로 활약하는 시간보다 한국에 와서 대표로 뛰는 시간이 더 나빴다고 말했다. 영광과 즐거움으로 채워져야 할 대표 경력이 2014년 이후 내내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했다는 건 구자철에게 큰 고민거리였다.

“소속팀에서도 8골을 넣고 어시스트를 4개 했는데 대표팀에 오면 부정적인 것들이 많았고 아이러니한 것이 많았다. 독일 교민들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었을 거다. 교민들은 내가 그들의 자랑이라고 해 주셨다. 한국에서는 사실 그렇게 긍정적인 것이 없었다. 조국에서도 내게 힘을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여건에서 포기하지 않았던 건, 그래도 잠깐이라도 얻는 보람 때문이었던 것 같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 후반부터 소속팀 경기보다 월드컵을 더욱 신경 썼다. “개인적으로는 월드컵 전담팀을 꾸려서 독일 현지에서 준비했다. 부상을 당하며 모든 준비가 끊긴 게 너무 아쉬웠다. 그 상태에서 개인적으로 더 신경을 쓰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솔직히 훈련 강도는 강하고 쉬지 못하니까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동하고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내용이 안 좋았다. 상황이 안 좋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결속을) 강하게 다지려 했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를 ‘다사다난’이라고 정리했다. “첫 경기가 생각만큼 잘 안 됐고 몇몇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비판이 몰아쳤다. 내부적으로는 흔들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고참들끼리 미팅도 많이 하고 다같이 미팅을 해서 이렇게 끌고 온 거 같다. 다사다난했던 것 같다.” 구자철은 1차전 스웨덴전 0-1 패배 이후 모두가 기자회견을 꺼릴 때 인터뷰를 자청하고 나서서 장현수 등 동료들을 감싸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구자철은 앞선 스웨덴전에서 공격 상황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난 받은 선수 중 하나였다. 구자철이 수비적으로 헌신적인 플레이를 하며 한국의 수비 조직력에 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조나단 윌슨 영국 ‘가디언’ 축구 전문기자는 “한국의 스웨덴전 멤버 중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수비를 잘 한 구자철”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자철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참가 직전 명단에서 탈락했다. 2014년에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구자철 축구 인생에서 첫 월드컵 승리가 1무 4패를 겪은 뒤에야 찾아왔다. 신체적 한계를 느끼는 구자철은 은퇴 의사를 밝히며 그동안 쌓인 소회를 밝혔다. 슬픔과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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