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밤에 한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뽑아 매일 아침 배달한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잠을 청해야만 했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풋볼리스트’가 준비했다. 전체 경기를 못 봤더라도 이 장면만은 챙겨두시라, 월드컵 하이라이트. <편집자 주>

 

#브라질 1-0 코스타리카 / 후반 45+1분 / 쿠티뉴의 골은 치치 감독도 구르게 한다

전광판의 시계는 멈췄다. 스코어는 0-0. 이대로 끝난다면 브라질은 조별리그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은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70%가 넘는 점유율을 가져가며 슈팅 22개를 때렸다. 그 사이 코스타리카가 때린 슈팅은 3개에 불과했고, 유효슈팅은 전무했다. 네이마르, 필리페 쿠티뉴, 가브리엘 제주스 등이 때린 슈팅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를 뚫지 못하고 있었다.

대기심의 추가시간 6분을 알리던 순간, 드디어 전광판의 스코어가 바뀌었다. 윙어 같은 풀백 마르셀루가 왼쪽에서 공을 잡았다. 마르셀루는 페널티박스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머리에 맞추는 데 성공했다. 피르미누가 떨궈준 공은 제주스에게 향했다. 제주스는 골문을 등지고 발을 뻗어 공을 잡으려고 했지만, 발 끝에 맞으며 공은 뒤로 흐르고 말았다.

다행히 쿠티뉴가 있었다.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쿠티뉴는 자기 앞에 떨어진 공을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쿠티뉴의 발을 떠난 공은 골망을 흔들었고, 무수한 선방을 보여주던 나바스 골키퍼도 어쩔 수 없었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극적인 골에 브라질 벤치는 난리가 났다. 선수들은 뛰쳐나와 쿠티뉴를 향해 달려갔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였다. 골키퍼들과 함께 뛰어 나오던 치치 감독은 스텝이 꼬이며 앞으로 구르기까지 했다. 털고 일어난 치치 감독은 언제 넘어졌냐는 둥 태연하게 쿠티뉴의 골을 즐겼다.

 

#나이지라아 1-0 아이슬란드 / 후반 4분 / 슈퍼이글스 빠른 역습에 얼음 수비도 와르르

나이지리아는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빠른 축구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와의 첫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아이슬란드의 조직적인 수비를 상대로도 힘을 못 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전반 45분동안 나이지리아는 단 하나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나이지리아는 다른 팀이 됐다. 전반에 잠잠하던 공격이 후반 들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후반 4분 나이지리아의 빠른 역습이 시작됐다. 하프라인 밑에서 칼레치 이헤나초가 공을 잡아 빅터 모제스에게 전달했다. 모제스는 공을 받은 후 오른쪽 라인을 따라 질주했다. 왼쪽에서는 오그헤네카로 에테보가, 중앙에서는 아흐메드 무사가 같이 달렸다.

모제스가 올린 크로스를 무사가 발을 뻗어 잡아냈다. 무사가 잡은 공은 공중으로 한번 솟아올랐고, 무사는 떨어지는 공을 발등으로 정확히 때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나이지리아의 빠른 역습이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무사의 활약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페널티박스 밖에서 때린 슈팅으로 골대를 한 번 맞추더니,다시 한번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무사는 개인 통산 월드컵 4호골을 기록하며 나이지리아 역사상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스위스 1-1 세르비아 / 후반 7분 / ‘중거리 장인’ 자카, 스위스 역전승 발판 만들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좀처럼 역전승을 보기 힘들다. 열흘 동안 열린 경기들에서 선제골을 넣은 팀은 모두 승점을 가져갔다. 지난 밤 열린 스위스와 세르비아의 경기에서 이번 대회 첫 역전승이 나왔다.

스위스는 전반 5분 만에 알렉산드르 미트로비치에게 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다. 공을 더 오래 소유하며 동점을 노렸으나 유효슈팅을 단 1개 밖에 때리지 못하고 전반을 마쳤다. 세르비아는 수비를 촘촘히 하며 슈팅 기회를 차단했고, 슈팅을 내준 뒤에는 수비수들이 몸을 날려 공을 막아냈다.

상대가 공간을 내주지 않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중거리슈팅을 시도하며 수비를 끌어내는 것이다. 스위스 역시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7분 스위스릐 공격이 시작됐다. 왼쪽에서 시작된 공격은 오른쪽으로 넘어와 제르단 샤치리의 슈팅으로 이어졌으나, 공은 수비 몸에 맞고 밖으로 흘러나왔다.

흘러 나온 공이 멈춰선 곳에는 그라니트 자카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카가 박스 밖에서 왼발로 강하게 찬 공은 안쪽으로 휘어지며 그대로 득점이 됐다. 제대로 감기며 막아섰던 수비를 피해갔고, 골키퍼도 전혀 손 쓸 수 없었다. A매치 10골 중 절반을 박스 밖에서 넣은 자카의 중거리 슈팅 능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스위스는 샤치리의 추가 득점이 나오며 이번 대회 첫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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