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아이슬란드가 세운 '얼음벽'에도 틈이 있었다.

나이지리아는 한국시각으로 23일 0시에 러시아 볼고그라드에서 아이슬란드와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D조 2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나이지리아는 후반에만 아흐메드 무사가 2골을 넣었다. 1승 1패가 된 나이지리아는 아르헨티나와 하는 3차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갈 수도 있게 됐다.

전반은 아이슬란드가 주도했다. 아이슬란드는 조직적인 플레이를 앞세워 나이지리아를 압박했다. 나이지리아는 아이슬란드 전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아이슬란드를 흔들기 위해 투입한 발빠른 투톱 무사와 켈레치 이헤아나초도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나이지리아는 슈팅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후반에는 달랐다. 나이지리아는 아이슬란드가 조금씩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자 그 틈을 노렸다. 아이슬란드는 대형을 갖췄을 때는 강한 조직으로 나이지리아 속도를 제어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는 약했다. 조직적이지 못한 아이슬란드는 개개인 속도에서 나이지리아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후반 4분, 나이지리아는 빠른 역습으로 한 골을 뽑았다. 자신의 지역 중앙에서 공을 탈취했고, 빅터 모제스가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어 크로스를 내줬다. 무사가 오른발 바깥 쪽으로 공을 트레핑한 뒤 내려오는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뽑았다. 아이슬란드가 수비진을 채 정비하기 전에 골을 넣었다.

골을 허용한 아이슬란드는 점점 더 라인을 끌어올렸고, 나이지리아는 더욱 많은 기회를 잡았다. 특히 아이슬란드 양쪽 풀백이 올라온 뒤공간을 파고들었다. 후반 30분, 나이지리아는 살짝 올라온 아이슬란드 오른쪽 풀백 뒤로 공을 투입했고, 다시 한 골을 뽑았다. 무사가 그대로 공을 몰고 들어가 모든 수비를 무너뜨렸다.

마지막 골은 나이지리아가 지닌 힘과 아이슬란드가 지닌 약점을 한 번에 보여줬다. 무사가 공을 들고 질주하는 것을 아이슬란드 센터백 아르나손이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질주할 공간이 생기면 작고 빠른 공격수라도 덩치가 큰 중앙 수비수를 이길 수 있다. 아이슬란드가 세운 ‘얼음벽’은 이렇게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