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스웨덴 실력을 보니 맞서 싸워도 될 것 같은데, 왜 내려 앉는지 모르겠습니다.”

 

18일 저녁 한국과 스웨덴 경기를 보던 현역 해외프로팀 분석관은 수비진을 내린 것에 의문을 표했다.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 경기에 모든 초점을 맞춰왔다. 등번호를 바꿔 친선전을 치렀고, 완전 비공개 친선전을 했다. 훈련을 자국 기자들에게도 15분만 공개했다. “트릭”, “통쾌한 반전”을 언급하며 스웨덴 경기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김신욱을 앞세운 4-3-3 포메이션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는데 성공했으나 승리를 얻지 못했다. 한국에서 가장 강한 무기인 손흥민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한국은 F조 최약체다. 신 감독이 상대 높이를 의식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약체일수록 자신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을 살려야 이길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이 시작한 뒤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이 승리를 따낸 경기를 보면 이런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승리하려면 자신들이 지닌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성공한 팀은 하나가 아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중심으로 뭉친 포르투갈은 1승 1무를 거뒀고, 모든 팀이 똘똘 뭉쳐 역습 축구를 한 이란은 1골만 내주며 1승 1패를 했다. 아이슬란드는 리오넬 메시를 침묵시키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점 1점을 얻었다. 일본도 콜롬비아 선수가 전반 3분만에 퇴장 당하는 호재 속에서 승리를 지켰다. 일본은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승점 3점을 얻었다.

 

상대에 맞춰서 전술과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변화가 팀이 지닌 줄기를 해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한국은 스웨덴 경기에서 변화가 장점을 해쳤었다. 한국은 손흥민이 해결해줘야 하는 팀이다. 김신욱을 최전방에 세우고 수비적으로 하다 보니 역습이 날카로워지지 않았다. 손흥민이 빠른 발을 이용해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돌파한 이후에도 골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 속도에 맞춰 역습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고, 전술적인 고려도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이 스웨덴을 상대로 맞서 싸우지 않은 것과 손흥민을 활용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은 “스웨덴을 얕보는 것은 아니지만, 맞서 싸우면 이길 수도 있는 상대로 보였다”라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국은 콜롬비아와 폴란드를 상대로도 결과에 상관 없이 장점을 보였었으나 스웨덴 경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상대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장점을 잃었다.  

 

멕시코는 스웨덴보다 강하고, 멕시코 경기 결과는 가장 중요하다. 수비를 단단히 하며 상대 공격을 막는 게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습으로 골을 넣는 일이다. 골을 넣어 승리하지 못하면 16강과 1승은 사실상 멀어진다. 손흥민을 살리는 전략과 전술을 들고 나와야 한다. 특별한 게 아니다. 한국은 계속해서 손흥민이 골을 넣거나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축구를 구상하고 해왔다. 한국이 지닌 색깔을 내는 게 중요하다.

 

상대를 놀라게 한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야 골과 승리가 보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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