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지난 밤에 한 경기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뽑아 매일 아침 배달한다. 한창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 잠을 청해야만 했던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풋볼리스트’가 준비했다. 전체 경기를 못 봤더라도 이 장면만은 챙겨두시라, 월드컵 하이라이트. <편집자 주>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 2일차에는 명승부들이 이어졌다. 우루과이는 맹활약을 펼친 이집트 골키퍼를 경기 막판에 무너뜨리며 1-0 승리를 챙겼고, 이란은 끈끈한 조직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를 잡았다. 조별리그 최고의 경기로 기대를 모았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맞대결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서로 3골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집트 0-1 우루과이 : 후반 44분, 이집트에 ‘졌잘싸’를 남긴 히메네스의 헤딩

이집트는 모하메드 살라의 유무에 따라 팀 전력이 크게 달라진다. 어깨부상을 당했던 살라는 A조 1차전에 결장했고,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등이 버티고 있는 우루과이의 우세가 점쳐졌다.

경기 주도권은 우루과이가 잡았다. 우루과이는 카바니와 수아레스가 연속해 슈팅을 때리며 이집트를 압박했다. 그러나 이집트 수비는 견고했다. 수비수들을 벗겨내고 슈팅을 해도 모하메드 엘셰나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특히 후반 37분 골과 다름 없는 카바니의 발리슛을 막는 모습이 압권이었다.

단단한 수비를 자랑한 이집트는 ‘A조 1강’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후반 44분 우루과이는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카를로스 산체스가 올린 크로스는 호세 마리아 히메네스의 헤딩 슈팅으로 연결됐고, 이 공은 골키퍼가 반대편으로 날아가 골망을 흔들었다. 히메네스의 헤딩은 ‘잘 싸웠던’ 이집트를 ‘졌지만 잘 싸운’ 이집트로 바꿔놓았다.

 

#모로코 0-1 이란 : 후반 45+5분, 끈적한 이란 웃게 한 다이빙 헤더 자책골

모로코와 이란은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며 지역예선을 통과한 팀이다. 두 팀은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도 끈적한 수비를 보여줬다. 그러나 이란의 수비가 모로코보다 조금 더 끈적했고, 승리 역시 이란의 몫이었다.

두 팀의 대결은 모로코가 공격을 펼치고 이란이 육탄방어를 하는 양상으로 시작됐다. 경기가 진행되면서도 이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의 주체가 모로코에서 이란, 이란에서 모로코로 잠깐씩 바뀔 뿐이었다.

후반 막판까지 두 팀은 끈질겼다. 서로에게 완벽한 찬스를 내주지 않기 위해 수비에 힘을 썼다. 경기는 점점 치열해지며 양 팀 모두에서 부상 선수가 나오는가 하면, 감독끼리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로 티격태격하다가 소득 없이 끝날 것 같던 경기는 종료 직전 뒤집어졌다.

이란은 종료 직전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이 기회를 골로 연결시켰다. 그러나 득점의 주인공이 이란 선수는 아니었다. 모로코 공격수 아지즈 부하두즈가 자기 골문에 공을 집어넣었다. 부하두즈는 공을 밖으로 걷어내기 위해 다이빙 헤딩을 시도했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공은 밖으로 나가는 대신 골문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자책골을 기록한 부하두즈는 머리를 감싸 쥔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행운의 자책골로 승기를 잡은 이란 선수들은 코너플래그 앞에 모여 기쁨을 나눴다.

 

#포르투갈 3-3 스페인 : 후반 43분, 호날두의 해트트릭 그리고 호우 세리머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개인 통산 5번째 스페인전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앞선 4번의 경기에서는 스페인 수비에 고전하면 한 골도 넣지 못했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그 동안의 한을 풀려는 듯 3골을 성공시켰다.

모든 골이 중요하겠지만, 가장 의미 있고 멋진 골은 후반 43분 터진 프리킥 골이었다. 제라르 피케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낸 호날두는 공을 놓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심호흡을 했다. 골대를 한참 응시하던 호날두는 도움닫기를 시작했고,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을 지나 골대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패색이 짙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호날두의 골에 모든 포르투갈 선수들이 흥분했다. 호날두는 관중석 앞으로 달려가 전매특허인 ‘호우 세리머니’를 시전 했고, 뒤따라 온 선수들은 그를 부둥켜 안으며 함께 기쁨을 나눴다.

 

글= 김완주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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