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스페인은 월드컵 개막 직전에 그것도 부임 후 무패를 달리던 감독을 경질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레알마드리드와 계약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갑자기 자르고 페르난도 이에로를 감독으로 세워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치르기로 했다.

 

로페테기 해임은 간단하지 않은 사안이다. 로페테기는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유로 2016’에서 연달아 실패했던 스페인을 다시 세계 정상급으로 올려놓은 이다. 2016년 7월 팀을 맡아 지금까지 20경기를 치러 14승 6무를 거뒀다. 경기 내용도 거의 완벽했다. 스페인은 20경기에서 61골을 넣었고 13골만을 내줬다.

 

그가 지닌 진정한 힘은 선수단을 크게 바꾸지 않고 큰 변화를 이룬데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유로 2016’에서 탈락할 때 선발로 뛰었던 선수 8명을 중용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 세르히오 라모스, 제라르 피케, 다비드 데 헤아는 계속해서 팀 중심으로 남아 있다.

 

로페테기는 다비드 실바를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슷하게 쓰면서 성공을 거뒀다. 전임 비센테 델보스케 감독은 실바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체격이 작다며 중용하지 않았지만, 로페테기는 실바 공격력을 극대화해 팀을 살렸다. 실바는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5골을 넣어 팀 내 최다득점자(공동)였다.

 

이에로 감독이 지휘하더라도 로페테기 전술을 그대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은 이미 틀을 갖춘 나라고 주축 선수는 모두 베테랑이다. 다만 선수단 운용의 묘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이에로가 스페인 영웅이고 대표팀을 지켜봤다 하더라도 2년 넘게 팀을 이끈 로페테기보다는 모든 부분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페인은 포르투갈과 하는 조별리그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첫 경기를 잡아야 선수들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패한다면 감독과 선수 모두 더 큰 부담감을 안게 된다. 이어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모로코, 이란을 만나기에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크지만, 이후를 위해 초반부터 흐름을 잘 타야 한다.

 

스페인은 한국시각으로 16일 새벽 3시 러시아 소치에서 포르투갈과 B조 첫 경기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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