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역대 가장 약한 개막전? 러시아-사우디 “토너먼트는 우리가 간다”

 

[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결로 ‘2018 러시아월드컵’의 막이 오른다. 역대 월드컵 개막전 중 가장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두 팀 모두 16강 진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5일(한국시간) 0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2018 러시아월드컵’ 공식 개막전이 열린다. 러시아는 개최국 자격으로 A조 1번 포트에 들어갔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에서 2위를 차지하며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두 팀간의 경기는 역대 월드컵 역사상 가장 주목도가 떨어지는 경기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조별리그 대진이 발표됐을 때는 “가장 지루한 개막전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낮다. 6월 랭킹을 기준으로 러시아가 70위이고, 사우디는 67위다. 역대 월드컵 개막전에서 맞붙는 팀들의 FIFA랭킹을 합했을 때 이 두 팀의 합보다 숫자가 컸던 적은 없었다.

최근 성적이 신통치 않은 점도 기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4-2로 승리한 뒤로 7경기 연속 무승(3무 4패)을 기록 중이다. 그간 만난 상대들이 아르헨티나, 스페인, 브라질, 프랑스 등 강한 팀들이긴 했으나 내용 측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6일 터키와 1-1로 비긴 뒤에는 관중석에서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져 나왔고, 러시아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으로 과거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에버턴 등에서 활약했던 안드레이 칸첼스키스는 “살면서 본 최악의 러시아팀”이라며 혹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몰보다, 알제리, 그리스 등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는 나라들을 상대로는 승리를 거뒀으나, 강팀을 상대로는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종명단 발표 이후 치른 3경기에서는 이탈리아, 페루, 독일을 상대로 전패를 당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지난 9일 독일을 상대로 괜찮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들이 속한 A조에는 확실한 1강 우루과이가 있다. 남은 한자리를 놓고 두 팀이 이집트와 함께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2002년 이후 월드컵 본선 승리가 없는 러시아도, 1994년 이후 승리가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도 1차전 승리를 통해 16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길 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으로 전력에 이탈이 있다. 알렉산드르 코코린과 빅토르 바신, 게오르기 지키야는 부상으로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고, 주전 미드필더 달레르 쿠자예프는 부상을 안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러시아 감독은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모두가 우리를 향한 비판을 듣고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1차전이 끝난 뒤에는 비판 여론이 바뀔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진정으로 승리를 원하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 승리할 것”이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알렉산드르 사메도프는 “선수들은 수영을 하거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며 여유롭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계획대로 경기를 해서 성공을 거두겠다”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독일을 상대로 보여준 경쟁력은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어가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장 오사마 하우사위는 “평가전을 통해 우리가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독일전이 그 증거”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의 강자다. 우리의 야망은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월드컵 개막전에 개최국이 나선 적은 모두 9번이다. 9번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개최국은 6승 3무를 거두며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 징크스를 이어가려 한다. 사우디는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에서 개최국을 꺾은 팀이 되려 한다. 두 팀 중 승리하는 팀이 16강 진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한편, FIFA로부터 경기장 출입증을 받은 최초의 동물인 ‘예언 고양이’ 아킬레스는 러시아의 승리를 예상했다. 아킬레스는 지난해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당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4경기 중 3경기의 승자를 정확히 맞추며 유명해졌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지난 3월 아킬레스를 월드컵 공식 예언 동물로 선정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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